[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그 동안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중국 경제의 성장으로 별 타격을 입지 않았던 대만이 경기침체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대만 통계청은 올해 1ㆍ4분기 자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5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3.1%는 물론 전분기 3.72%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대만은 세계 경제위기가 한창이었던 2010년 1분기 13.11%, 2분기 12.89%, 3분기 11.57% 등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대만 경제가 위기에도 강한 모습을 보인 것은 중국 경제의 성장 덕이다.


그러나 미국에 이어 중국까지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대만 경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대만 경제는 1분기 0.59%, 2분기 -0.12%, 3분기 0.73% 성장으로 부진했다.

대만은 경제의 66%를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분기 수출 증가세는 2.4%에 그쳤다. 이는 정부 기대치 4%에 훨씬 못 미친 것이다. 대외 환경 악화로 수출이 탄력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내수 상황은 더 나쁘다. 내수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0.35% 느는 데 그쳐 성장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대외 환경 악화 외에 대만 경제를 어둡게 만드는 것은 수출 주력인 기술 업체들의 부진이다. 그 동안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수탁 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나 스마트폰 제조업체 HTC가 승승장구해왔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최근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퀄컴, 엔비다 같은 주요 반도체 기업에 납품하는 TSMC의 경우 세계 개인용 컴퓨터(PC) 업황 부진 속에 고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세계 PC 판매량이 전년에 비해 7.6% 줄 것으로 내다봤다.


HTC의 사정도 좋지 않다. 올해 1분기 HTC는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한 8500만대만달러(약 31억57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428억대만달러로 전년 동기 678억대만달러에서 37% 줄었다. HTC는 전략적으로 준비해온 스마트폰 '원(One)'이 부품 수급 문제로 출하가 지연돼 타격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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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빠른 성장이 대만에 꼭 유리하게 작용한 것은 아니다. 중국의 경제성장에 자극 받은 대만의 유능한 젊은이가 대륙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 떠나 인재 유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경제는 7~8%대 성장세를 보이는 데 비해 대만은 이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능력 있는 대만 젊은이들이 중국으로 건너가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대만의 세수 및 성장 잠재력이 위축되고 있다.


수출 시장에서 대만 기업은 일본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엔화 약세로 대만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는 것도 대만으로서는 새로운 고민거리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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