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는 22일(현지시간) 중국 시장에서 헐리우드 대작들이 맥을 못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시기에 미국 영화는 '호빗: 뜻밖의 여정' '007 스카이 폴' 등이 상영됐으나 기대만큼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나마 '지.아이.조 2' 가 지난 달 28일까지 3300만 달러의 흥행을 올려 체면치레를 했다. 이는 북미 흥행 실적의 75%에 달한다.
최근에는 디즈니의 블록버스터 '아이언 맨 3'가 중국 개봉을 앞두고 대대적인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흥행 성공은 아무도 장담 못하고 있다.
지난해 영화티켓 판매액으로 본 중국의 영화 시장규모는 27억 달러에 달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2018년에는 미국도 제치고 세계 1위의 영화시장이 될 전망이다. 할리우드가 중국 시장 흥행 부진에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일단 미국 영화 관계자들은 2가지 이유를 꼽는다. 우선 중국 당국의 보이지 않는 견제다.지난 해 여름 중국 정부는 갑자기 2개월간 외화 상영을 금지시켰다. 할리우드로선 여름 성수기 장사를 놓친 셈이다. 또 할리우드의 기대작이었던 '다크 나이트 라이즈'와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을 같은 시기에 상영토록 조정했다. 미국 영화끼리 경쟁을 벌이도록 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아직도 극장주들에게 중국 영화 티켓 판매액이 외화 판매액과 비슷하거나 많을 경우 일종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만으론 할리우드의 부진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 기대를 모았던 '오즈 그레이트 앤 파워풀' '호빗' '잭 더 자이언트 킬러'는 모두 비슷한 시기에 중국 영화와 맞붙어 참패했다.
반대로 미국 영화에 맞섰던 영화들은 할리우드의 기준으로 볼 때는 외국영화를 중국에 맞게 적당히 패러디한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흥행에선 대박이 났다.
대표적인 것이 '로스트 인 타일랜드'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2편까지 제작됐던 '행 오버'와 구성이 거의 판박이다. 그런데 중국에선 2억 달러를 벌어들였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결국 문제는 중국 관객의 취향에 얼마나 더 다가설 수 있느냐로 보인다.
디즈니 출신으로 중국 영화사 르 비전의 컨설팅을 맡고 있는 마이클 앤드린은 "중국 관객들이 헐리우드 영화에 바라는 것은 화려한 스펙타클만이 아니다. 중국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근철 기자 kckim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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