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도 만성적자, 눈만뜨면 '자본잠식 곡소리'
기형적인 재무구조로 운영, 광고비로 과도한 지출부담


상조업계 줄초상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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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상조업체 대부분이 자본잠식에 만성 적자기업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자산이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대형 상조업체들조차 모두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실 재무구조 도 넘어=17일 아시아경제신문이 2012년 기준 외감법인 상조사 26곳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자산규모 70억원 이상 26개 상조회사 가운데 고객납입금 기준 1위인 현대종합상조를 비롯해 상조사 전체가 예외없이 자본잠식 상태였다. 더구나 자본잠식률 40%대인 더케이엠예다상조를 제외한 25곳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다.


상조업체 한 관계자는 "상조사는 고객이 내는 선수금이 부채로 잡히는 재무구조이기 때문에 영업을 열심히 할수록 자본잠식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단순히 회계기준상의 착시로 보기엔 도가 지나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회계처리 기준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않다"면서 "상조업은 적은 자본금으로 고객들에게 많은 불입금을 유치해 금융업이 아닌데도 마치 금융업처럼 운영을 하는 기형적인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상조사의 자본금은 최소설립 기준인 3억원이 26개사 가운데 16곳으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상조사가 내는 당기순손실 규모는 많게는 150억원을 넘었다. 국민상조(158억원), 효원라이프상조(45억원), 동아상조(36억원), 보람상조프라임(35억원), 더케이엠예다함상조(34억616만원)등 순손실 상위 5곳의 총적자규모만 310억원에 달했다.


◆본업인 장례관련비 비중 턱없이 낮아 = 27개 상조회사 가운데 당기순이익을 낸 상조사는 현대종합상조, 대구상조, 보람상조라이프, 부산상조, 한라상조, 새부산상조, 영남상조 등 7곳으로 전체의 26%에 불과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을 낸 상조사의 경우도 영업이익을 내지는 못했다. 대신 이자수익이나 부금해약이익 같은 영업외수익으로 충당했다. 현대종합상조는 영업외수익 가운데 이자수익(64억5725만원) 비중이 가장 높았다. 대구상조(13억3470만원) 부산상조(23억6813만원)도 마찬가지였다. 한라상조는 해지수익금으로만 29억7565만원이나 벌었다.


과도한 광고선전비 지출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현대종합상조는 광고선전비로 지난해 17억원을 썼다. 좋은상조는 광고비로 9억원, 보람상조 계열사 보람상조개발과 보람상조라이프에 잡힌 총 광고선전비가 6억6024만원에 달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상조사들이 본업인 장례관련 비용이 전체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일례로 좋은상조는 전체영업비용 129억2384만원 가운데 5.9%에 불과한 돈 7억6510만원을 장의용품비로 썼다. 반면 급여에 26억5006만원, 모집수당에 37억1738만원의 비용을 각각 지불했다. 영업비용 중 절반인 49.26%를 급여와 모집수당에 쓴 것이다.


◆'위약금'으로 돈벌이 비정상 수익구조 = 상조회사들의 주수익은 고객들의 중도 해지나 약관위반으로 찾아가지 못한 불입금(부금해약이익)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상조의 부금해약이익은 67억7646만원에 달했다. 이어 현대종합상조 57억3431만원, 좋은상조 39억9471만원, 삼성복지상조 34억8632만원 등으로 부금해약수입 상위 4개사를 합친 금액은 모두 199억9182만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자산규모 70억 이상의 조건을 갖춰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내야 하는 외감법인 상조사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그 규모는 400억원대에 육박한다. 전체 27개 상조사의 감사보고서상 손익계산서에서 '부금해약이익'을 적시한 상조사는 21개사. 이들이 지난해 모은 부금해약이익은 385억5585억원이다.


부금해약이익은 영업외수익으로 인식돼 상조사들의 당기순이익이 늘어나는데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영업에서 7억988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던 현대종합상조는 해약에 따른 수익금 57억3431만원을 포함해 비영업 부문에서만 199억9333만원의 이익이 발생, 결과적으로 204억664만원의 순이익을 챙겼다. 동아상조는 전체 영업외수익 73억741만원에서 93%를 차지하는 부금해약이익 67억7646만원이 영업손실 57억4062만원을 상쇄해 10억5449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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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조회사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약관에 따라 3개월 이상 회비를 연체한 계약에 대해선 당사자에게 통보한 뒤 추가 납부를 하지 않을 경우 해당 금액을 해지수익금으로 처리하고 있다. 또 납입 만기를 다 채우고 해지하더라도 표준약관은 납입원금의 85%가량만 되돌려줄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나머지 돈은 고스란히 상조회사의 몫이 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라는게 업계 관계자의 지적이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85% 수준으로도 돌려주지 않는 상조사들 때문에 피해사례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그렇다고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감독 수준을 높혀 제재를 강화하면 적지 않은 상조사들이 폐업하게 돼 가입 고객들의 연쇄피해가 우려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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