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키프로스 구제금융의 과정에서 고액 예금자들이 피해를 보게 된 것이 예금자들의 무사안일주의에 경종을 울렸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버튼우드' 칼럼에서 이 같이 주장하고 위기 발발로 인해 부가 사라지는 현상이 앞으로도 또 벌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칼럼은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주식과 주택가격이 폭락하며 벌어진 자산가치의 증발현상이 키프로스 사태에서 다시 재현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은행 예금자들이 큰 피해를 보게 된 것은 은행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에서 출발했다는 것이 칼럼의 판단이다.


은행들은 예금이 들어오면 자산을 사들이거나 대출을 해 수익을 내 예금자에게 이자를 지급한다. 이 과정에서 경제발전에 필요한 자금이 가계에서 기업으로 이동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은행 시스템에는 대출 미상환과 갑작스런 대량 예금인출이라는 두 가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1930년대까지만 해도 은행 도산이 흔치 않게 벌어지며 예금자 손실이 반복됐다. 당연히 예금자들도 보수적일 수 밖에 없었다.


칼럼은 현대 은행 고객들이 원금은 물론 이자까지 떼일 수 있다는 은행시스템의 근본적인 원칙을 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각국 정부가 은행 도산과 예금자 피해를 막기 위해 지급보증을 하거나 예금보험을 확대한 때문이다.


문제는 경제 규모에 비해 은행부문이 지나치게 비대해진 몇몇 국가에서는 이런 대책만으로는 예금지급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키프로스가 딱 그 짝이다.
키프로스의 경우 예금의 상당수가 사라진 것은 그리스의 영향이 컸다. 키프로스 예금의 상당수가 손실 처리된 그리스 국채에 투자됐지만 엄청난 손실만 남겼다.


이코노미스트는 키프로스 국민들이 예금 징발에 분노하며 대체 자신들의 예금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분통을 터뜨리고 있지만 예금 징발을 결정한 유럽중앙은행, 유럽연합, IMF등 이른바 트로이카를 비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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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카가 키프로스 구제금융을 위해 제공키로 한 100억유로 역시 엄연히 납세자들의 지갑에서 나온 것이다. 납세자들은 못 돌려 받을지도 모르는 구제금융에 대해 동의해주지도 않았지만 언제든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납세자들의 상당수도 어려운 경제사정하에 있다.


칼럼은 한 국가가 부채를 지게 된다는 것은 이를 이용해 돈을 값을 수 있을 만큼의 빠른 경제성장에 기반해야 한다며 부채를 지고도 경제가 부진하면 누군가는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다고 충고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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