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기업들 비명
원화강세·내수부진 악재…작년 부도업체의 64% 차지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지방기업이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 원화강세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약화, 내수부진 등이 겹치면서 문을 닫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부도업체 수는 1228개다. 전년도 1359개보다 131개 줄었다. 이중 64.8%(796개)는 지방기업이었다. 2011년에는 부도업체 가운데 지방기업이 59.8%였으나 1년 사이 5% 포인트 늘었다. 지방경제가 상대적으로 더 나빠진 셈이다.
그나마 문을 닫지 않은 업체들도 비상경영체제 도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출 제조업의 경우 원화강세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수도권 이외 지방소재 수출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해외 수출시장 환경과 시사점'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 10곳 중 4곳(40.9%)이 수출경쟁력 악화에 대비해 '사업구조 재편 등 비상경영 착수를 검토 중'이라고 답했고 '추가 악화시 비상경영에 착수할 계획'이라는 답변은 36.2%에 달했다.
응답 기업 중 75.8%는 '외국기업의 거세진 공세로 해외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ㆍ부품(76.1%), 철강ㆍ금속(72.7%), 전기전자(68.6%), 조선ㆍ기계(65.0%), 석유화학(62.9%), 섬유ㆍ의복(61.8%) 순으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향후 수출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 응답이 많았다. 3년간 수출실적 전망을 묻는 질문에 '정체될 것'이라는 응답이 67.5%로, '늘어날 것'(32.5%)이라는 응답을 크게 웃돌았다.
해외시장에서 외국기업에 고전이 예상되는 이유로 지방기업들은 '환율효과에 따른 가격경쟁력 상실'(42.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외국기업들의 공격적 투자에 이은 물량공세(22.9%), 대형화ㆍ전략적 제휴를 통한 시장지배력 강화(10.8%), 기술진보 및 제품품질 향상(8.3%) 등을 고전 요소로 선택했다.
수출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지방기업들은 인력난(33.1%), 높은 물류비(28.9%), 연구개발여건 낙후(14.4%), 업계 네크워크 부족(13.0%), 선도형 대기업 부재(6.3%) 등을 차례로 지적했다.
지방기업의 수출확대와 경쟁력강화를 위한 정책과제에 대해서는 환율ㆍ원자재가격 안정(51.6%)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해외마케팅 지원(15.0%), 수출금융 확대(10.8%), 전문인력 양성(8.3%), 항만을 비롯한 기반시설 확충(5.9%)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지방 수출은 우리 나라 총수출에서 7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며 "지방 수출기업이 치열한 국제경쟁에 흔들리지 않고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는 환율안정과 해외마케팅 지원노력을 배가하고 기업은 기술경쟁력 강화와 수출선 다변화에 보다 힘을 써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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