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개인적으로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요령을 숙지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교통사고나 추락, 화재와 같은 사고는 물론이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의식장애, 갑자기 피를 토하는 경우, 호흡곤란, 사지마비, 경련 등이 그런 상황이다.
구급차가 올 때까지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는데, 예를 들면 부엌에서 요리 도중 손을 베인 경우, 출혈을 막기 위해 거즈로 감싸고 손으로 누르는 지혈법은 필요하지만, 지혈제나 항생제를 구해다가 상처에 뿌리고 응급실에 오는 것은 잘못이다.
또 눈에 보이는 출혈에 지나치게 집착하다보면 호흡이나 심장 운동 등 생명유지에 관련된 기능을 놓치게 될 수도 있다. 송근정 성균관의대 응급의학과 교수(삼성서울병원)는 "무엇보다 환자가 숨을 제대로 쉬고 맥박이 만져지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며, 그렇지 않다면 기도유지, 인공호흡, 심장압박 등 다른 처치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고 고개가 앞으로 젖혀져 있으면 기도가 막힐 수 있는데, 이 경우 사지 출혈에 신경 쓰다 보면 숨을 못 쉬어 불행한 일이 생길 수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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