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날씨는 춥고 바이러스는 극성이다. 새해 들어 독감이 유행하더니 이번엔 식중독이란다. 날도 추운데 웬 식중독이냐 싶겠지만 노로바이러스란 특이한 놈 때문이다. 노로바이러스는 낮은 기온에서 더 활발히 움직인다. 보통 여름철에 유행하는 세균성 식중독과 다른 종류다. 이 겨울을 더 힘들게 하는 건 예전엔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로타바이러스가 주로 유행했는데, 올해는 노로바이러스가 활개를 치고 있다는 점이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식중독(장염)은 백신이 없어 개인위생으로 예방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손씻기, 물 끓여먹기로 바이러스를 100% 차단할 순 없다. 손을 완벽히 씻어도 바이러스의 30%가 손에 그대로 남는다. 피할 수 없다면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구토ㆍ발열ㆍ설사 복합 증세…감기보단 장염 가능성

바이러스성 장염은 2세 이하 영아에서 많이 생긴다. 예방접종을 받지 않으면 5세가 되기 전 95% 아이가 한 번은 바이러스성 장염에 걸린다고 한다. 주 증상은 발열과 구토, 설사, 복통 등이다. 초기 단계에선 감기나 독감 증세와 비슷해 해열제 등 가정상비약으로 대처하려 들기 쉽다. 그러나 바이러스성 장염은 이런 약으로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니다.

한겨울에 뒤탈 났네.. 노로바이러스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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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와 발열, 구토 증세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면 감기보단 장염 가능성이 높다. 아이가 장염에 걸린 것이라면 구토와 설사로 탈수 위험이 있으니 보리차 등으로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면서 병원으로 가야 한다. 아이가 기력을 잃고 처져있거나 계속 조는 경우, 입과 혀가 마르거나 가뿐 숨을 내쉬면 이미 심한 탈수가 온 것일 수 있다. 머리 숨구멍이 가라앉아 보이는 것도 탈수의 신호다.


이런 아이를 돌보는 어른들은 추가 전염에 유의해야 한다. 손을 최대한 자주, 완벽히 씻고 아이가 집단 생활을 하지 않도록 격리해준다. 이지현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가 주로 걸리는 만큼 증상이 있을 땐 어린이집 등원을 중단하는 등 집에서 쉬게 해 더 이상 전염을 일으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장염이 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 아이를 당분간 집에서 쉬게 해주는 것이 좋다.

바이러스가 옮겨다니는 통로는 환자의 분변과 구토물이다. 이것이 물이나 음식에 들어가고 이를 섭취하며 전염되는 방식이 가장 흔하다. 분변이나 구토물에 오염된 물과 음식이라니 마치 저개발국가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아무리 공중위생이 완벽한 사회라해도 분변물이 음식이나 물건에 붙어 집단적으로 퍼지는 행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른도 예외 없어…'탈수' 막는 게 가장 중요



방학이 끝나고 단체급식이 시작되면 식중독 유행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애초부터 물과 음식에 바이러스가 들어있을 수 있지만 조리자가 손을 완벽히 씻지 않은 채 음식을 만지는 게 주된 전염 원인 중 하나다.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전국 단체급식 조리종사자의 분변 1.02%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겨울철엔 2.2%까지 올라갔고 여름은 0.1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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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채소, 과일, 패류 등은 되도록 가열 조리된 것을 먹는 편이 안전하다. 냉장보관한 채소라도 먹기 전에 다시 한 번 세척하는 것이 좋다. 또 조리자는 손을 자주 씻고 조리기구는 철저히 세척한 뒤 사용하도록 지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은 나이를 가리지 않으므로 면역력이 약해진 성인도 표적이 될 수 있다. 아이가 주로 구토 증세를 호소한다면 성인은 설사가 심하다는 특징이 있다. 오한이나 근육통 같이 감기와 비슷한 증상도 동반한다. 예방백신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뾰족한 치료법도 없다. 병원에서는 환자가 탈수에 빠지지 않게 관리하면서 수액요법 등 대증치료로 증세가 나아지길 기다린다. 심찬섭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감염 뒤 짧게는 하루에서 3일 정도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하지만 탈수가 심할 경우 쇼크까지도 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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