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사는 '개미'…슬쩍 파는 '기관'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연초 사상최고가를 돌파하며 160만원에 근접했던 삼성전자가 시나브로 145만원까지 밀렸다. 주가가 빠지는 동안 최고가의 달콤한 향에 빠진 개미(개인투자자)들은 아직까지 ‘매수’ 주문을 연발하고 있는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차익실현에 열중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이 실현하는 차익은 결국 상투를 잡은 개미들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 상투 잡은 개미…기관·외인엔 못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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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올 들어 21일까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다. 총 39만5800여주를 쓸어 담아 순매수 규모만 5872억여원에 달한다. 작년 11월 이후 꾸준히 오르던 삼성전자가 연초 158만4000원(장중)까지 급등한 것이 개미 투심에 불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매출 200조원 시대를 열고 영업이익이 29조원을 돌파했다는 내용의 잠정 실적발표도 매수를 부추겼다.

반면, 작년 말 열심히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 올렸던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투자자들은 모두 차익실현에 열중했다. 기관은 22만8100주를 매도해 총 3456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고, 외국인도 무려 2456억원어치(17만200주)를 팔아 치웠다. 개인이 삼성전자를 사들인 만큼 기관과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던졌다.


기관과 외국인은 공통적으로 작년 11월부터 12월까지 두 달간 삼성전자를 사들인 후 연초 실적 발표 이후 매도세를 확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라는 증시 오래된 격언을 따르는 어찌보면 당연한 투자 패턴이다.

기관과 외국인이 던진 주식을 개인이 받아낸 이 기간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초 이후 21일까지 14거래일 중 8거래일간 하락하며 4.47% 떨어졌다. 2일 기록한 사상최고가에 비해 8.2%나 하락한 수준이다. 22일 오전 9시15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0.28%(4000원) 오른 145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각각의 매매 단가도 주목 대상이다. 대신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평균가 분석 결과 연초 이후 21일까지 개인은 평균 150만2336원에 삼성전자를 사들였다. 21일 종가 145만4000원으로 따지면 약 3.21%가량 손해 본 것이다. 순매수 규모를 감안하면 191억원이 넘는 손실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평균 150만5156원에, 기관은 151만541원에 삼성전자를 팔았다. 현재가보다 각각 5만1156원, 5만6541원씩 비싸게 팔았다. 순매도 규모로 볼 때 외국인은 87억원, 기관은 129억원 수준의 ‘주가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회피’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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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는 등 앞다퉈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며 개인 투자자들의 ‘상투잡기’를 부추겼다. 올 들어 10일까지 쏟아져 나왔던 22개의 삼성전자 분석보고서 중 애플과의 소송 악재 등을 언급하면서 일시적 조정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언급한 보고서는 약 7개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러한 보고서들도 대부분은 일시적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중 한국투자증권, SK증권, KTB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9일 목표가를 200만원으로 끌어올렸고, SK증권, KTB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은 3일 목표주가를 190만~197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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