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모 대학 영문학과 3학년인 김모(24)씨는 아예 과외 구하는 것을 포기했다. 학교 인근 과외알선 업체를 통해 몇 차례 과외자리를 소개받았던 그는 학부모들의 '간보기(일명 시범과외)'에 지쳐버렸다. 김씨는 "과외로 돈 벌기를 바라던 희망이 사라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직업과외 선생님들만을 모아 중개 사이트를 운영 중인 C업체 대표 이모(37)씨는 "현재 전국의 개인과외 교습자수는 약 16만8000여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여기에 과외를 한 번이라고 해봤거나 앞으로 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가 2~3배에 달할 것으로 본다"며 "5년 전과 비교해 과외자리를 알아보는 선생님수는 늘어난 반면 수업을 희망하는 학생수는 감소해 공급과다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개인과외 신고를 한 교습자는 1만5434명이다. 이는 2009년 1만2843명, 2010년 1만3503명 보다 높은 수치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교육청 평생교육과 관계자는 "재학 중인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제외한 모든 개인과외 교습자가 신고를 하게 돼 있다. 하지만 미신고자가 많아 실제 숫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1000여개를 넘은 온라인 과외중개 사이트도 포화 상태에 이르긴 마찬가지다. 랭키닷컴 조회 결과 가장 방문자수가 많은 S사이트에서는 지난 석 달간 선생님 신규가입자 수가 평균 2700여명에 달했다. 12월 들어 14일 현재까지 가입한 선생님 수도 1300명을 넘어섰다. 과외 공급량이 계속 누적되고 있다는 증거다.
또 다른 중개업체인 G사이트의 관계자는 "수능시험이 끝난 데다 대학생들의 방학시즌이 시작돼 가입자수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질적인 거래 성사율에 대해서는 "우리는 중개만 할 뿐 구체적인 합의는 선생님과 학부모가 결정하는 일"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여대생 허모(22)씨는 "과외를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다 보니 첫달 수업료의 50~100%의 수수료를 부담하면서까지 업체 알선을 받은 친구들이 많다"며 씁쓸함을 내비쳤다.
장인서 기자 en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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