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이달 말 종료될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이후 대체 수단으로 장기국채 매입을 발표했다. 최초 매입 규모는 월 450억달러 수준이다. 지난 9월 3차 양적완화(QE3)에서 발표된 월 400억달러 규모의 주택담보부채권(MBS)매입과 합치면 미 연준은 내년 1월부터 매월 850억달러 규모의 자산매입을 할 수 있다.
◆임종필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이달 들어 강화되고 있는 외국인 매수세는 미국계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장기국채 매입 계획이 발표된 데서 확인할 수 있듯, 추가적인 유동성 확장의 기대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
기존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와 이번 장기국채 매입 계획의 핵심적 차이는 미 연준의 총자산 변화다. 단기채를 매도하고 장기채를 매입하는 기존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서는 이론적으로 미 연준의 자산규모 변화가 없지만 이번 장기국채 매입은 미 연준의 자산규모 확대를 시사하며, 이는 금융시장의 유동성 규모 자체가 확대됨을 의미한다. 특히 미 연준의 총자산 규모가 확대되는 시기에는 국내증시에서도 외국인 매수세가 강화됐던 과거의 경험을 감안할 때 향후 국내증시에 미국계 자금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자금 유입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병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미국 연장준비제도가 발표한 추가적인 양적완화가 미국계 자금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수급에 단기 이상의 관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 유로존의 정치권 및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단은 진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한동안 외국인의 수급과 관련해 부정적 측면 보다는 긍정적 측면이 우위에 있을 것이다. 매크로 모멘텀과 위험 완화를 근거로 한 긍정적인 시각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서서히 재정절벽과 관련된 뉴스들의 영향력이 높아질 것이다. 공식적인 일정 상 미국 의회의 폐회일은 오는 21일이기 때문이다. 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지난 5일 에릭 켄터 공화당 원내 대표가 해결책이 도출될 때까지 하원이 공식적으로 폐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한 논의가 마무리돼야 할 시점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과, 아직까지 공화당과 백악관 측이 이렇다 할 진전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충분하다. 단기적으로 재정절벽과 관련된 부정적인 뉴스가 전해질 경우 민감한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곽현수·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미국 연준의 4차 양적완화(QE4) 시행으로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했으나 글로벌 주요지수 대비 코스피 상승폭은 크지 않다. 밸류에이션 매력도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의 매수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주 9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들이 이번 주에는 1조원이 넘는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지난 QE1, QE2 당시 미 연준 내 국채 관련 자산은 1조2000억달러 가량 증가했었다. 그리고 당시 외국인들은 코스피에 대해 50조원이 넘는 순매수를 보였다.
QE4의 경우 기한이 명시되지 않고 매월 450억달러의 국채 매입만 발표됐다는 점에서 최종 규모에 대해서는 대략적인 추정만 가능하다. 미 연준이 제시한 실업률 목표치 6.5%가 지난 9월 발표한 QE3를 포함, QE4의 중단을 의미한다면 현재 실업률 하락 속도를 통해 추정했을 때 2014년 중반까지 연준이 국채를 매입할 수 있다. 대략 18개월간 매월 450억달러를 매입하면 총 8100억달러가 되고 매입 규모만 놓고 봤을 때 이는 QE2와 비견될 수준이다. 따라서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더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은 마련됐다고 판단한다.
모든 불확실한 변수들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의 재정절벽이다. 재정절벽이 현실화되면 미 연준 의장이 밝힌 바처럼 백약이 무효다. 재정절벽 이외에 관심을 둬야 할 변수는 실적이다. 현재 코스피200 내 추정치가 세 개 이상 존재하는 141개 종목의 4분기 순이익(지배주주 기준) 추정치 합은 2개월 전 대비 3% 하향돼 23조3000억원이다. 따라서 코스피가 2000까지 상승하는 동안 낙폭과대 논리로 반등세를 보인 종목들의 실적은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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