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상회의, 예산안 합의 '실패'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결국 예산안 합의에 실패했다. 예산안에 대한 찬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렸기 때문이다. 이로써 오는 2014~2017년 EU 예산을 정하는 논의는 해를 넘겨 이뤄지게 됐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브뤼셀에서 전날부터 이어진 특별 예산 회의를 속개했으나 견해차를 줄이지 못하고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지난 7월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7월 2007-2012년 예산에 비해 5% 늘어난 총 1조330억 유로의 예산안을 제출했다. 이는 EU 역내 총생산(GDP)의 1.1%에 달한다.
예산안을 두고 회원국들은 큰 이견을 보였다. 영국을 비롯해 네덜란드와 스웨덴 등 국가들은 유럽에서 전반적으로 진행되는 예산 긴축 기조에 발맞춰 EU 예산도 감축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독일, 프랑스, 덴마크, 핀란드 등 `예산 지출 개선을 위한 친구들' 그룹에 속하는 10개국도 EU 예산을 GDP의 1% 이내로 묶을 것을 요구했다.
반면 재정위기를 겪는 그리스나 스페인을 비롯해 이른바 `단합(cohesion) 지원금'을 받는 동구권과 남유럽 등 15개국은 예산 삭감 불가론으로 맞섰다. EU 예산은 회원국의 농림어업이나 저개발국을 지원하는데 우선으로 쓰인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초안이 매우 잘못됐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나 예산안을 지지하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어떤 나라도 특권적 지위를 가질 수는 없다"고 맞섰다. 두 정상은 이견 조정을 위해 회의 둘째날 따로 만나기도 했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회의에 앞서 GDP의 1%를 조금 넘는 수준인 9720유로로 낮춘 예산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정상들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향후 합의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도 나왔다. 반롬푀이 상임의장은 이날 회의 종료 후 "논의는 건설적으로 진행됐다. 내년 초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말까지 EU 회원국들이 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2014년 예산은 내년 예산에 물가상승률 2%를 가산해 집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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