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KB국민은행장

민병덕 KB국민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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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은행들이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처했다고 보는 분들이 많다. 세계 경기 침체, 국내 부동산 경기 하락 등으로 한국경제가 몸살을 앓으면서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고 금융의 공익적 역할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리한 환경일수록 사회와 고객을 먼저 생각하며 기본과 원칙을 충실히 지킴으로써 오히려 경영체질 전환과 고객의 신뢰를 회복한 사례는 많다. 원칙을 지킴으로써 위기 극복에 성공한 존슨앤존슨의 타이레놀 사태가 대표적인 예다.

과다한 부채의 레버리지로 형성된 버블이 붕괴하면서 글로벌 금융 위기가 일어났고 지금도 유럽발 재정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금 세계 금융의 현장에서는 금융의 새로운 질서, 'New Normal'이 싹트고 있다. 금융회사가 건전성을 강화하며 정부의 규제, 실물경제에 대한 금융지원과 금융 소비자 보호, 적극적인 사회적 책임 이행의 대세를 따르기 위해 체질을 개선해 가고 있는 것이다.


마이클 포터 교수가 지난해부터 주창한 '공유가치창출(CSV)'은 수익을 창출하고 나서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이해 관계자 그룹과의 공존공생을 이루어야 한다는 담론을 담고 있다. 단기성과 중심의 주주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기업의 새로운 지속 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금융의 'New Normal'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이제 은행들은 글로벌 금융환경과 패러다임 변화를 맞아 'New Normal'에 맞는 체질 전환과 신뢰 회복을 위한 환골탈태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30여년을 고객과 동고동락해 온 은행장으로서 과거의 답습이 아닌 새로운 금융의 'New Normal'을 정립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지난 8월1일 은행의 모든 경영진과 부점장 1260명 전원이 모인 자리에서 'KB의 희망경영' 추진을 결의했다. 지금도 2만2000명의 임직원 모두가 서민금융 지원, 사회적 책임경영 실천, 윤리의식 고양,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과 고객에게 희망을 드리기 위한 '희망경영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과거처럼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적정이익을 시현하고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KB희망경영'은 고객의 금융 니즈에 맞게 업무를 지원할 수 있도록 조직과 시스템을 은행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재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상품판매 중심의 영업관행을 과감히 벗어나 장기적으로 고객관계를 쌓아 나가면서 진정으로 고객가치를 추구하는 '비올 때 우산을 뺏지 않는 은행'으로 환골탈태하겠다는 결연한 의지인 것이다. 사회공헌활동도 선도은행의 위상에 맞게 적극 실천하고 있다. 새희망홀씨대출 등 서민금융 지원 활동에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은행권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다.


올해 여름, 6ㆍ25 참전용사 가옥보수 봉사를 떠나 흙먼지 속에서 삽과 씨름하면서 사회와 고객과 직원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은행으로 거듭 나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순간이 떠오른다.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다시 팽팽하게 바꾸어 맨다는 뜻의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를 갖고 기본으로 돌아가 원칙에 충실한 은행경영을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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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 한다. 거대한 금융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때마침 한국의 은행들이 맛본 신뢰의 위기라는 쓰디 쓴 경험이 주주이익 극대화라는 월가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다시 국민과 고객중심으로 은행 경영을 돌려 놓을 'New Normal' 정립의 계기가 되는 것 같아 오히려 다행스럽다.


민병덕 KB국민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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