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록히드 마틴의 차기 최고경영자(CEO)에 내정된 매럴린 휴슨 록히드마틴 전자시스템 사업부 대표 겸 최고운영책임자(COO.58)는 남성이 지배하는 방산업계에서 29년을 보내면서 최고위직에 오른 입지전의 인물이다.


매럴린 휴슨 록히드마틴 CEO 내정자

매럴린 휴슨 록히드마틴 CEO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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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먼저 CEO직에 내정된 것은 아니다. 1999년에 입사해 13년을 보낸 크리스토퍼 쿠바식 최고운영책임자(COO)에 밀렸다. 그러나 쿠바식이 부하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것으로 드러나 사임하면서 이사회에 1번으로 추천돼 CEO직을 거머쥐었다.

휴슨이 록히드마틴의 CEO직에 오르는 것은 록히드마틴은 물론 방산업계에서 갖는 의미가 적지 않다. 우선 그녀는 록히드마틴 최초의 여성 CEO가 된다.
방산업계는 남성 우주항공 기술자나 엔지어가 판을 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영국의 방산업체 BAE의 미국 자회사인 BAE시스템스PLC 린다 허드슨이 CEO직을 맡고 있는 가운데 그녀와 함께 피비 노바코비치도 내년 1월 제너럴 다이내믹스의 CEO직에 오르면 미국과 세계 방산업계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휴슨이 운이 좋아 CEO직을 꿰찬 것은 아니다. 그녀는 로버트 스티븐슨 현 CEO가 말했듯이 흠없는 경력과 방산업과 고객,주주와 직원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갖춰 준비된 CEO다.

그녀는 경제주간지 포천이 선정하는 ‘올해의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 50인’에 2010년부터 내리 3년 선정됐을 만큼 인정받는 여성 경영인이다.


휴슨은 1983년 록히드마틴에 시니어 엔지니어로 입사해 록히드마틴 에어로노틱스의 부사장과 록히드마틴 물류서비스의 사장, 록히드마틴 시스템 인터그레이션 대표 등을 역임하고 2010년부터는 록히드마틴 전자시스템 사업부 대표를 맡아왔다.


그는 또 손에 피를 뭍히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 결단력도 보유하고 있다.록히드마틴시스템인터그레이션 대표로 있던 2009년 대통령 헬기 계약이 취소되자 뉴욕주 오위고의 공장 근로자 4000명 중 근 4분의 1을 잘라냈다.


록히드가 2005년 따낸 차세대 대통령 헬기 VH-71은 당초 사업비 60억 달러였지만 스펙이 바뀌면서 비용이 130억 달러로 늘어나자 취소됐다.


그녀는 경영인이 갖춰야할 중요한 덕목인 겸양도 겸비했다. 휴슨은 지난 5월 미군 지원 민간기구인 USO가 수여하는 ‘비군사부문 올해의 여성’ 상을 받은 자리에서 “나는 록히드마틴을 위해 나의 헌신하는 가족을 여덟 번 이사하도록 했다”면서 “나의 잠재력과 더 많은 일을 하고 승진할 수 있는 능력을 알아봐준 지도가 있어 운이 좋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휴슨은 29년 간 방산업계에서 생존하고 승진하는 데는 나름대로 대가를 치렀다.그녀는 18개의 직위를 맡아 자리를 옮겨야 했고 가족들은 8번이나 이사를 해야 했다.


그녀의 끈기는 그녀 개인의 가족사와 무관하지 않다. 9살에 부친이 세상을 떠난 탓에 그녀는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그녀의 어머니는 다섯 아이를 책임지고서도 자식들에게 자존심과 성공은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가르쳤다고 한다.


그 덕분일까. 캔자스주 정크션시티 태생인 그녀는 앨라배마대학에서 경영학 학사,경제학 석사를 취득하고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과정을 이수했다.


그녀의 앞날이 마냥 순탄한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가 재정적작 감축차원에서 방산지출을 줄이고 있는 데다 야심작 F-35 합동공격기(JSF)에 대한 눈총이 따가운 시점에 연매출 465억 달러,종업원 12만3000명을 거느린 록히드마틴을 이끌어야 한다. 더욱이 지난달 발표한 전자시스템 사업부 분리(미사일화력관제,미션시스템훈련)를 안착시키고 쿠바식의 경질에 따른 회사 분위기를 추스르는 과제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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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슨은 기자들과 가진 컨퍼런스 콜에서 “내가 이 회사에서 29년을 보내는 동안 대표들이 많이 바뀌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뛰어난 인력과 강력한 전략을 갖고 있는 만큼 일시 심란한 일은 극복하고 앞으로 나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매사가 어려울 때 어떻게 처신하느냐가 지도자의 과제라는 평소 소신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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