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기구 쌍봉체제에 찬성.. 금감원과 의견 달라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대선주자들이 잇달아 금융감독체제 개편을 언급하고 있는 가운데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내부 구성원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어 배경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무를 직원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기는 평소 스타일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최근 정치권의 움직임과 연관 지어 금융위의 위상을 지키려는 의도로 봐야 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감독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성과를 통해 금융위의 역할을 대외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축사에서는 "미국 재무부는 1789년 설립돼 223년째 이어오고 있다"며 "변화와 혁신만큼이나 역사와 전통이 소중하게 보존되는 미국의 모습은 정권 교체기마다 금융행정체계를 개편해 온 우리나라와는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여의도 청사 시절에는 볼 수 없는 대형 표지석을 광화문 청사 앞에 세우기도 했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감독체제 개편에 대해 금융위와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는 점도 김 위원장을 '독기' 품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김 위원장과 견해가 다르다. 권 원장은 금감원을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과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으로 이원화하는 소위 '쌍봉형(Twin peak)체제'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그는 "감독원을 하나 더 만들면 연간 2000억원이 추가로 들어가게 된다"며 "이 비용은 결국 소비자와 금융회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금감원 분리와 관련해 "금융회사 건전성 검사를 책임지는 기관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관련된 일선 업무를 담당함으로써 소비자보호가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될 수밖에 없다"면서 "금융소비자 보호기능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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