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중도인출 과세땐 서민만 피해"
보험사들, 긴급자금 조달 기능 사라져 해약자 확대 부작용 우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금융감독원이 보험해약 대신 이용할 수 있다고 밝힌 중도인출제도가 과세문제와 맞물리면서 유명무실해질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금이 부과될 경우 아예 해약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장기보험상품의 중도인출에 대해 과세할 경우 오히려 서민들만 피해를 볼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7일 "보험은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중도인출을 통해 긴급자금을 조달하는 기능도 갖고 있는데, 과세가 적용되면 이 같은 특성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소득세제 개편안에 따르면 일시납인 즉시연금 뿐 아니라 월납 보험상품의 경우도 10년이 경과하기 전 중도인출할 경우 보험차익에 대해 과세하겠다는 입장이다.
중도인출은 보험의 기능을 수행하는데 필수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보험이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납입해야 하는 만큼 중도해지시 원금손실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가입자의 경제 상황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중도인출을 이용한 가입자가 대부분 긴급 생활자금 충당을 위해 5회 미만으로 활용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탈세를 목적으로 한 거액 자산가가 아닌 생계를 위한 일반 서민들 위주라는 점에서다.
지난해 국내 대형 생명보험 3사의 중도인출 이용건수는 5회 미만이 총 223건으로 전체의 84%를 차지했다. 금액도 2조5679억원으로 64%를 점유했다. 반면 10회 초과 인출 건수는 전체의 5%인 13건, 액수는 5959억원(15%)으로 나타났다.
또 중도인출 이용자 가운데 월 보험료가 30만원 미만인 납입자 비중은 전체 대상자 중 37%에 달했다. 50만원 미만까지 확대하면 61%를 웃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는 결국 중도인출에 대한 과세로 서민들만 피해를 본다는 의미"라며 "선의로 시행한 정책이 결과적으로 서민에게 해가 되는 결과를 빚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의 사회보장기능 보완 역할 차원에서 긴급자금이 필요한 보험계약자의 계약해지를 최대한 방지해 보장기능이 지속되도록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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