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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위안, 아시아 접수부터 화폐천하의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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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우리는 이미 화폐 전국시대에 진입했다. 이런 시대를 대비해 충분한 준비를 갖췄는지 여부는 각자 개인의 몫이다."

'화폐전쟁' 시리즈의 완결편 4권의 부제는 '전국시대'다. 진나라가 중국 전역을 통일하기 전까지 7개 강대국이 힘겨루기를 계속하던 약 200년간을 가리키는 시대다. 저자 쑹훙빙은 미국 달러화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위협받고 있는 세계경제의 상황을 중국 역사의 한 부분에 빗댄다. "현재 세계 판도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미래엔 군웅들이 세력을 다투는 전국시대가 펼쳐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 상황을 잠재울 '진나라'는 어디가 될까.

화폐전쟁 시리즈는 2007년 첫 출간되자마자 중국 내에서 500만부 이상 팔려나가며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 '화폐전쟁'이라는 표현이 언론에서도 광범위하게 인용되며 새로운 유행어로 자리잡았을 정도다. 저자인 쑹훙빙은 화폐전쟁 시리즈뿐만 아니라 2008년 미국 채무위기 예측으로 단숨에 주목받는 경제학자가 됐다. 이번 완결편에서는 한걸음 더 나아간다. 10년 뒤 미래에 대한 예측이다.

먼저 과거를 훑어보는 것에서 출발하는 방식은 전작들과 같다. 책은 미국 달러화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획득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차대전 이전 가장 강력한 금융 강대국은 영국이었다. 당시 갖고 있던 해외 자산 규모만 200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채권자였다. 당연히 국가간 무역이나 금융거래를 할 때 결제통화로는 영국 화폐인 파운드화가 사용됐다. 그러나 1차대전의 여파로 영국의 위세는 줄어들고 미국 상업어음 시장이 빠르게 부상한다. 달러화가 파운드화를 물리치고 준비통화로서 위상을 확고히 구축한 것은 1924년. 금본위제 혼란기를 거쳐 파운드화 패권이 미국에 완전히 '강탈' 당한 것은 1947년이다.
이후 반세기를 이어온 달러화 제국은 지금 위기다. 돈을 찍어내는 나라인 미국은 빚을 근간으로 살림을 꾸려왔고 여기 기대고 있었던 서구의 국가들은 흔들리고 있다. '화폐전쟁'이 좀 더 유용할 수 있는 이유는 이 위기를 바라보는 아시아, 특히 중국의 시각을 탐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냉혹한 외부 환경에서 중국을 위시한 아시아 국가들은 경제 성장 모델을 전환해야 하는 중대한 시련에 직면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지금껏 미국을 경제성장 모델로 삼아 왔지만 미국이 1980년대 이후 추진한 채무 중심의 경제성장 모델은 오히려 해로울 뿐이다. 선결돼야 할 문제는 내수 시장 확대다.

수출을 경제성장 원동력으로 삼는 국가는 운명을 다른 국가에게 맡기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중국 역시 외부시장 의존도가 GDP의 26.8%로 상당한 편이다. 또한 중국을 주축으로 아시아 경제 공동체를 꾸려 단일 통화인 '야위안'을 도입하자고 말한다. 단일 통화로 아시아의 정치와 경제 자원을 통합해 궁극적으로는 야위안, 달러, 유로가 공존하는 국면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국이 나아갈 길이라는 입장이다.

'화폐전쟁'은 중국의 경제학자가 중국의 미래를 점치는 책이다. 자신들의 위기를 진단하는 서구 학자들의 책보다 우리에겐 확실히 더 흥미롭다. 중국이 앞으로 더 강력해질 거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심지어 중국 내부에서 자국 중심의 아시아 단일통화와 경제공동체를 꿈꾸고 있는데, 그 옆에 있는 '작은 나라' 한국은 어떤 미래를 그려야 할까? 이 책은 중국보다 오히려 우리의 앞날을 궁금하게 한다.

화폐전쟁4/쑹훙빙 지음/홍순도 옮김/랜덤하우스 코리아/2만 5000원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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