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모이 원고’는 지난 1911년께 국어 학자였던 주시경(周時經) 선생이 사전 편찬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240자 원고지에 붓글씨로 쓴 것이다. 국어학자들이 민족주의적인 애국계몽 수단으로 편찬하려 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인 ‘말모이’ 원고로서 비록 ‘말모이’가 사전으로 출판하지는 못했으나 국어사전의 역사에서 귀중한 자료로 여겨진다.
‘국한회어(國漢會語)’는 1895년 이준영, 정현, 이기영, 이명선, 강진희 등 다섯 사람이 편찬한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 대역사전이다. 외국과의 교류를 통한 신문화ㆍ문명의 도입에 따른 새로운 제도와 학문에 대한 용어가 많이 실려 있다. 19세기 말의 음운론은 물론 어휘사와 국어학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알려져 있다.
‘국어문법(國語文法) 원고’는 1910년 박문서관에서 발행한 ‘국어문법(國語文法)’의 주시경 선생 친필 원고로 현대문법의 종합적인 체계를 개척해 오늘날 정서법의 자리를 굳힌 '한글맞춤법통일안'의 기본이론을 세운 책이다. 국어문법이 출간되기 1년 전인 1909년 7월에 완성됐으며, 국내 학자에 의한 국어 문법 연구의 효시로 문법용어의 순 한글 표기를 시도하는 등 대한 제국 시기 국어학 연구를 집대성한 자료다.
‘국문정리(國文正理)’는 이봉운(李鳳雲)이 지난 1897년에 목판본으로 간행한 문법연구서로 순 한글로 돼 있다. 서문은 국문 존중을 강조하고 국어사전의 필요성을 역설하였으며, 본문은 문자 학습에 힘써 개화함으로써 국가를 부강하게 하고 민생을 튼튼하게 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문법서로서의 가치가 있다.
‘전보장정(電報章程)’은 1888년에 우리나라에서 제정한 최초의 전신규정(電信規程)을 담고 있는 문헌으로 32항의 조문과 전신부호, 요금 등이 규정돼 있다. 이 중 김학우(金鶴羽)가 만든 국문 전신부호인 ‘국문자모 호마타법(國文字母號碼打法)’은 2진법 체계의 모스부호와 같은 원리다. 이 2진법은 오늘날 한글 코드로 발전하게 됐다. 훈민정음이 창제된 이후 최초로 한글의 기계화가 이루어진 결과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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