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 세계로 뛴다 <1> KB국민은행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국내 은행산업은 세렝게티 초원입니다. 아프리카의 누라는 초식동물은 주식으로 삼은 초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상당수가 맹수에게 잡아먹히거나 강을 건너다 죽습니다. 그렇지만 이 과정이 있기 때문에 개체가 유지되는 거죠."
이 사장은 국민은행 뉴욕 지점, IB본부장 등을 거쳐 올 1월 홍콩법인장으로 임명된 해외ㆍIB 전문가다.
그는 "금리환경, 시장 등을 고려했을 때 국내 리테일 영업은 거의 끝났다"며 "이제는 또 다른 초원인 해외를 내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2위 은행인 CIMB은행의 해외 수익 비중이 40%가까이 되지만, KB의 해외수익 비중은 1%도 안 되는 만큼 해외 포트폴리오를 늘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인재 확보에도 전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콩법인의 경우 한국직원 7명과 현지직원 9명이 일하고 있다. 법인이 더 발전하려면 해외 언더라이팅 전문가들을 더 많이 키워야 한다는 것이 이 사장의 생각이다. 특히 최근 홍콩 법인에서는 인근 중국 지역 뿐 아니라 미얀마ㆍ캄보디아 등 동남아 물권까지도 공략하고 있어 인력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캄보디아 발전소 SOC 투자 건이 있을 경우 현지에 전문가가 없을 경우 한국 본사를 거쳐야 한다. 빠르고 정확한 언더라이팅 능력을 갖추고 있는 외국계은행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이 사장식 표현에 따르면 홍콩을 포함한 아시아지역 금융, IB시장은 '바람이 세게 부는' 시장이다. 위기에 봉착한 유럽은행 철수로 SOC매물이나 기업대출건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것. 전 세계 금융시장 불안 또한 금융사들에게는 혼돈스러운 부분이다.
그러나 그는 이 상황이 오히려 틈새시장(Niche market)을 노리는 금융사들에게는 기회라고 말한다. 이 사장의 마지막 말이 특히 인상적이다. "바람 불 때 연 날리고,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죠."
홍콩=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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