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외환부문 책임자를 지낸 헤지펀드 매니저 스티븐 젠은 최근 투자자 서신을 통해 “FRB는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이코노미스트들이 모인 곳이지만, 뭐든지 알 만한 사람들이 정작 단 하나, 자신들도 한계가 있다는 건 모른다”고 냉소했다.
헤지펀드 매니저들도 당연히 단기적으로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FRB의 QE3 시행 발표 이후 세계 주식시장 지수는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달러 약세, 금값과 원자재 강세도 자연스러운 수순임이 앞서 실시한 양적완화를 통해 드러났다. 특히 경기순환주와 고배당주가 가장 수혜주로 꼽힌다. 앤드루 가스와이트 크레디스위스 글로벌주식투자전략가는 “앞서 실시한 두 차례 양적완화를 보면 발표 후 6주간 주가지수가 10~15% 올랐음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멀리 보고 투자하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전체 시장의 위험노출도(Exposure)를 볼 때 헤지펀드 투자 전략에 필요한 장기적 리스크 선호도가 더 낮아졌기 때문이다. 한 매니저는 “FRB의 양적완화는 언제 닥칠 지 모르는 재앙”이라고까지 언급했다.
그는 “중앙은행과 당국의 완화정책으로 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는 있겠지만 이는 결국 ‘막다른 골목까지 깡통을 차는(kicked the can down the road)’ 격”이라면서 “지속가능한 거시경제 회복을 위한 근본적 해결책을 계속 미루기만 하다 파국을 맞게 될 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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