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현 K리그에서 최강 공격 듀오를 꼽자면 단연 '데몰리션 듀오' 데안-몰리나(이상 FC서울)다. 나란히 득점 랭킹 1, 2위다. 둘은 무려 40골을 합작했다. K리그 16개 팀 가운데 절반이 40골을 채 넣지 못한 점을 생각하면 엄청난 파괴력이다.
최근 이들에 버금가는 기세를 자랑하는 국내파 듀오가 있다. 다름 아닌 황진성-박성호(이상 포항). 최근 10경기(FA컵 포함)에서 각각 7골 6도움과 5골 4도움을 기록했다.
비록 22일 서울전(2-3)에서 패해 연승행진은 마쳤지만, 황진성과 박성호가 나란히 골 맛을 본 것은 고무적이다. 황진성은 전반 19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박성호는 후반 종료 직전 예리한 오른발 슈팅으로 만회골을 넣었다.
낙관론의 근거는 황선홍 포항 감독의 경험담이다. 황 감독은 J리그에서 뛰던 2001시즌, 개막전부터 3경기 연속골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다.
이날 골로 황진성은 FA컵 준결승 포함 3경기 연속골 행진을 이어갔다. 최근 7경기에선 6골 5도움의 가파른 상승곡선. 주춤하던 박성호도 세 경기 만에 골 맛을 보며 다시 고삐를 당길 기세다.
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박성호가 최근 몇 경기 침묵했는데, 오늘 골 맛을 보면서 감각을 되찾았다"라며 "다가올 일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둘의 상승세는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팀에 큰 힘이다. 포항은 후반기 개막과 함께 수원-서울-제주-전북으로 이어지는 '지옥의 원정 4연전'을 치르고 있다. 상위권 진입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일정이다.
앞선 두 경기를 1승 1패로 마무리한 만큼, 남은 제주-전북 원정에선 그 이상의 성과를 내야 한다. 두 팀 모두 공격적 성향의 팀, 결국은 화력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 결국 황진성-박성호의 역할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둘의 발끝의 '강철 군단'의 올 시즌 성적이 걸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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