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 '이용악 특집'을 했기에, 당분간 이 시인의 시를 피해야겠다 싶었는데, 이 시를 읽고는 다시 그 매혹에 지고 말았다. 화물열차의 지붕 위에 누워서 별을 보는 사람들. 땅 위에서야 정처없이 유랑하는 존재들이기에 별만은 하나씩 굳은 자리를 차지하여 앉고 싶었다. 두만강, 쟈무스(중국의 러 국경), 남도, 함경도가 덜컹거리는 느린 열차 위에 나란히 누웠다. <닥터 지바고>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부럽던가. 1949년 이용악이 내놓은 저 생생한 서사시를 모른 채 지나치는 인생은 얼마나 슬픈가.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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