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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짜 '신사임당' 부쩍 늘었다

최종수정 2012.08.14 10:11 기사입력 2012.08.1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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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 위폐 올 상반기중 6배 증가
10~20대 호기심 범죄가 절반 넘어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직접 만져보니 가짜라는 걸 알겠네요"
"그렇지요? 의심스런 지폐를 받으면 밝은 곳에서 꼼꼼히 확인해보고 바로 경찰에 신고하세요"

한국은행이 최근 남대문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벌인 '위조지폐 식별요령' 교육장. 남대문에서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상인 김순분(65)씨는 "만져보니 확실하게 차이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장에 모인 상인들은 저마다 한번씩 위조지폐를 받은 경험이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남대문 시장은 위조지폐의 주된 유통 통로다.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재래시장이나 노점상, 구멍가게 등이 위폐의 최초 사용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발견되는 위조지폐 가운데 눈에 많이 띠는 권종은 5만원권이다. 올해 상반기중에만 220여장이 발견돼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6배나 늘어났다.
국내 위폐의 수준은 다행히(?) 조잡한 수준이다. 지난달 5만원원 지폐를 위조한 혐의로 충남 보령경찰서에 검거된 오모(20)씨는 군인이었다. 오 씨는 휴가비를 마련하기위해 집에 있는 컬러 복합기를 이용해 5만원권 7장을 위조했다.

'호기심 많은' 10대와 20대들의 위조지폐 범죄가 늘고 있는 것도 최근 위폐 범죄의 특징이다. 지난해 10대와 20대에 의한 지폐 위조건수는 전체 적발건수의 절반을 넘어섰다.

집에 있는 프린터기로 만원짜리 지폐의 앞뒷면을 인쇄한 후 풀로 붙여 호떡을 사먹은 11살 초등학생이 붙잡힌 일도 있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까페나 블로그에 위조지폐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글들이 상당수 있다"고 귀띔했다.

외화 위폐도 증가하는 추세다. 위조지폐 감식 전문가인 외환은행 박억선 차장은 "최근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1만위엔 짜리 위폐가 크게 늘고 있다"며 "올들어서만 100장이 넘게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역시 위폐하면 달러화다. 통상 한 해동안 국내에서 발견되는 100달러 위폐는 액수 기준으로 수십만 달러에 달한다. 특히 100달러짜리 위폐를 찍어낼 수 있는 인쇄설비 등은 영화의 단골 소재로도 쓰인다.

지난해 11월에는 북한에서 제조된 슈퍼노트(진폐와 구분이 어려운 100달러짜리 위조지폐) 50만달러(약 5억7000만원)를 밀수한 전직 경찰관 김모(59) 씨가 붙잡힌 일도 있었다.

위폐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는 독일의 히틀러다. 그는 제 2차 세계대전 중 영국 경제를 교란시키기 위해 베를린 근교에 '베른하르트'라는 위폐공장을 만들어 파운드화를 대량으로 찍어냈다. 전쟁이 끝나갈 무렵 위조 파운드는 영국내 전체 통화량의 50%에 달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 위조지폐의 99%는 금융기관과 한은에서 발견된다. 개인이 신고하는 위폐는 전체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현행법상 위폐로 인해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고 해서 그 금액을 국가나 금융기관에서 보상해주지는 않는다.

한은은 '위폐 보상'에 대해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부라도 위폐에 대한 피해를 보상해줄 경우 보상금을 받기 위해 위조지폐를 직접 만드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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