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용량 엿장수 맘대로… '5200원 받고 3120원어치만 줬다'
9개 유명 커피전문점의 커피 용량이 '엿장수 마음대로'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할리스의 5200원(331g)짜리 카라멜 마키아또 용량은 지점별로 최대 40%(131g)까지 차이났다.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소비자원은 5일 컨슈머리포트 7호를 통해 유명 커피전문점들이 커피 한 잔에 밥 한 끼 값을 받으면서도 용량 관리는 뒷전이라고 꼬집었다.
조사대상은 서울과 경기 지역에 100개 이상의 지점을 가진 ▲스타벅스 ▲커피빈 ▲파스쿠찌 ▲엔제리너스 ▲이디야 ▲카페베네 ▲탐앤탐스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등 9곳이다.
조사 결과 9개 브랜드의 카라멜 마키아또는 지점별로 평균 28%의 용량 차이를 보였다. 지점에 따라 커피 양이 가장 크게 차이난 건 할리스커피(40%)였다. 투썸플레이스(34%)와 스타벅스(32%)도 지점에 따라 30% 이상 용량이 차이 났다. 격차가 가장 적었던 커피빈(17%)도 용량차가 20%에 육박했다.
생크림과 카라멜소스 등을 곁들이는 카라멜 마키아또는 1잔 열량이 밥 한 공기와 맞먹었다. 카라멜 마키아또 1잔당 칼로리가 가장 높은 곳은 엔제리너스(280kcal)였고, 커피빈(265kcal)과 투썸플레이스(254kcal), 스타벅스(251kcal)의 제품도 1잔당 칼로리가 250kcal를 웃돌았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아메리카노의 지점별 용량 차이도 컸다. 3800원(311g)인 투썸플레이스 아메리카노는 지점에 따라 최대 27%(83g)까지 용량이 달랐다. 값으로 따지면 적게 주는 지점을 찾은 소비자들이 1026원어치 손해를 본 셈이다.
지점별 용량차가 가장 컸던 투썸플레이스 외에 커피빈(26%), 탐앤탐스(23%), 엔제리너스(20%)는 모두 지점별 아메리카노 용량이 20% 이상 달랐다.
같은 아메리카노이지만 카페인 함량 역시 큰 폭으로 차이가 났다. 파스쿠찌의 아메리카노에는 1잔당 196mg)의 카페인이 들어있어 9개 브랜드 중 카페인 함량이 제일 높았다. 카페인 함량이 가장 낮은 건 이디야와 탐앤탐스었다.(91mg)
커피값이 가장 저렴한 건 이디야였다. 국내 브랜드인 엔제리너스와 탐앤탐스의 아메리카노 1잔 가격은 같은 국내 브랜드 할리스처럼 3600원(2샷)이었지만, 에스프레소 함량은 절반에 그쳤다.(1샷)
조사를 담당한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소비자원은 "원재료 가격은 커피값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 "매장임대료나 관리비에 따라 커피 가격이 좌우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정작 궁금해하는 커피 가격의 적정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배경을 묻자 "품질관리가 우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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