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 기업공개(IPO)시장이 꽁꽁 얼면서 주관사를 맡았던 증권사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흥행에 실패해 실권주를 떠안게 될 경우 IPO 성공시 받는 보수보다 더 큰 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총 127만2725주의 실권주 중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인수분이 71만9860주로, 약 50억원 규모다. 이어 공동주관회사인 신영증권 과 하나대투증권 인수물량이 각각 34만3425주, 20만9440주로 각각 약 24억원, 15억원을 투자하게 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 기업을 상장시켰을 때 증권사가 받는 보수는 대략 3억~5억원선이다. 이 역시 상장을 완료한 후 받는 성공보수이기 때문에 상장이 지연되거나 어긋나면 받지 못한다. 이번 AJ렌터카의 경우 대량 실권주 발생으로 인해 증권사들이 부담하게 될 비용만 성공보수를 훨씬 웃도는 셈이다.
물론 상장 후 주식을 장내에서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그러나 공모가 쇼크에 대량 실권주까지 발생한 공모주들이 상장 후 좋은 성적표를 내놓을 지는 미지수다.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아 공모가를 하회한 가격에 주식을 팔게 될 경우 증권사들이 손해 볼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심하면 한해 장사를 말아먹는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상장을 준비하다가 철회할 경우에는 더욱 더 주관사들이 뼈아픈 눈물을 흘리게 된다. 올해 상장을 철회한 두 기업 중 특히 패스트퓨처브랜즈(FFB)는 호주기업인만큼 상장을 위해 들인 공이 컸다. 그러나 결국 상장을 철회하면서 주관사는 본전도 못 건지게 됐다. FFB의 흥행을 위해 주관사인 한투증권은 애널리스트 대상 현지 기업탐방까지 실시했지만 결국 성공보수를 받지 못해 밑 빠진 독에 물 부은 격이 됐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최근 증시 악화로 IPO 시장 역시 냉각되긴 했지만 한두 종목만 성공하면 분위기가 금세 반전될 수 있다며 희망을 걸고 있다.
원상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PO시장이 투자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최근 안 좋은 증시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며 "그러나 1,2곳만 제대로 상장하면 금세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 들어 새로 설정된 공모주펀드가 많아 대기자금이 넉넉하기 때문에 분위기만 좋아지면 IPO시장에 자금이 쏠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원 연구원은 "자금은 많은데 상장하는 곳이 적어 3~4개월 후 급작스레 분위기가 반전될 수도 있다"며 "장외시장이 6개월 사이클로 분위기를 타는데 3개월여 좋지 않았기 때문에 3분기 말쯤에는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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