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121건 MOU' 경제 성과 들고 귀국…곧바로 국내 현안 대응
인도·베트남 연쇄 국빈 방문 마무리
CEPA·원전·공급망 등 협력 확대
잠재력 큰 핵심 파트너와 관계 고도화…121건 MOU 등 체결
정동영 발언·쿠팡 문제 등 국내 현안 대응 모색
이재명 대통령이 인도와 베트남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24일 밤 귀국했다. 고속 성장 중인 인도와 베트남을 연달아 방문하며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에너지·안보·원전·핵심광물·인프라·첨단기술 등 분야를 총 망라한 정부·기업 간 양해각서(MOU) 등 문서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글로벌 사우스'를 본격화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로 돌아와 5박 6일 간의 순방 성과를 정리하는 한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핵시설 관련 발언 논란과 쿠팡 문제, 부동산 현안 등 산적한 국내 이슈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5박 6일간 인도 뉴델리와 베트남 하노이를 차례로 찾았다. 청와대는 이번 순방을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사우스' 외교를 본격화하는 계기로 삼았다. 인도는 세계 최대 인구와 거대한 내수시장, 디지털 역량을 갖춘 전략적 파트너이고, 베트남은 아세안을 넘어 한국 기업의 핵심 생산기지이자 공급망 협력의 거점이다.
청와대는 이번 순방을 통해 양국과의 협력 범위를 기존 교역·투자 중심에서 첨단산업, 공급망, 원전, 인프라, 디지털, 방산, 문화콘텐츠 등으로 확장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정부 간 협력 문건과 기업 간 양해각서(MOU)도 121건 체결 또는 교환됐다.
인도선 CEPA 개선협상 재개…인도 총리실 내 '한국 전담 데스크'
이 대통령의 첫 방문지였던 인도에서는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협상 재개가 핵심 성과로 꼽힌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CEPA 개선협상 재개 공동선언을 채택하고, 교역·투자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다시 정비하기로 했다.
양국은 특히 산업 협력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될 '산업협력위원회' 신설에도 합의했다.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과 양국 산업 협력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협의 채널이다. 항만 협력, 디지털 협력, 문화창조산업 협력 등도 주요 성과에 포함됐다. 특히 인도 측이 총리실 내 '한국 전담 데스크' 설치 뜻을 밝히면서 한국 기업의 애로 해소와 투자 확대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도 교역·투자, 첨단산업, 문화 등 3대 협력 청사진을 제시했다. 철강, 조선, 디지털, 에너지 등 분야에서 기업 간 협력 문건도 다수 교환됐다. 청와대는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인도와의 경제협력 수준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인도와의 협력은 중동 정세 불안과 공급망 재편 속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이 대통령은 앞서 인도 언론 인터뷰와 현지 발언 등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항행 안전, 에너지 공급망 안정, 핵심광물과 제조업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도를 단순 소비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생산·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보고 협력의 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베트남선 원전·금융·공급망 협력…아세안 핵심축 강화
베트남 방문에서는 원전, 금융, 디지털, 과학기술, 공급망 협력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전략적 수준으로 발전시키자는 데 뜻을 모았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원전 개발 및 금융 협력 가능성 검토를 포함한 정부 간 협력 문건 12건을 교환했다. 디지털 협력, 과학기술혁신 협력, 경호안전, 의약품 안전, 농식품·위생 분야 협력도 포함됐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원전·인프라·첨단산업과 베트남의 산업 고도화 수요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공급망 협력도 주요 성과로 부각됐다. 양국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한·베 핵심광물공급센터 착공 등을 통해 실질 협력 기반을 넓히기로 했다. 베트남은 한국 기업의 생산거점이자 아세안 시장 진출의 교두보다. 청와대는 베트남과의 협력을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실질화하는 핵심 축으로 보고 있다.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하는 경제 일정도 비중 있게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반도체, 인공지능(AI), 첨단산업, 인프라, 금융, 에너지 분야 협력 확대를 강조했다. 양국 주요 기업인들도 사전 간담회와 본행사를 통해 공급망 안정, 첨단산업 협력, 인프라 개발 참여 등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베트남 국빈 방문은 베트남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첫 국빈 행사라는 상징성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또 럼 서기장 겸 국가주석을 비롯해 총리, 국회의장 등 베트남 핵심 지도부를 잇따라 만나며 최고위급 소통 채널을 다졌다.
귀국 후 국내 현안 대응 모드…한미 동맹·민생 현안 관리 과제
2개국 순방을 마친 이 대통령 앞에는 순방 성과 후속 조치와 국내 현안 관리 과제가 놓였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 외교의 출발점을 마련한 만큼, 귀국 이후 외교 성과를 경제·민생 성과로 연결하는 후속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인도·베트남에서 합의한 협력 문건과 기업 간 MOU가 실제 투자, 수주, 공급망 안정,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부처별 이행 점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국내 현안으로는 우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핵시설 관련 발언 논란이 외교·안보 현안으로 남아 있다. 청와대는 정 장관이 미국으로부터 받은 정보를 유출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한미 간 인식 차이를 해소하고 민감한 안보 사안이 정치 쟁점화되는 것을 관리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쿠팡 문제도 한미 간 협의의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플랫폼·유통 규제와 공정거래 현안을 둘러싼 논란이 통상·안보 협의의 분위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는 관련 부처와 함께 사안을 분리 관리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안보 협상은 안보 협상대로 진전시키되, 기업·통상 현안은 별도 채널에서 풀어야 한다는 기조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민생 대응도 귀국 후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원유와 나프타 등 에너지·석유화학 원자재 수급 불안이 국내 물가와 산업 전반으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비상경제상황실을 중심으로 유가·환율·생필품 가격 동향을 점검하며 대응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류비 부담과 물류비 상승, 석유화학·항공·해운 업계의 비용 압박이 서민 생활비와 기업 생산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비축유 관리와 대체 공급선 확보, 취약계층 지원, 매점매석·담합 단속 등을 병행할 전망이다. 중동 변수에 따른 외부 충격을 최소화하고 순방 경제외교 성과가 국내 민생 안정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귀국 후 첫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문제도 다시 전면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은 최근 다주택자 금융·세제 특혜 논란과 장기보유특별공제 문제 등을 놓고 직접 메시지를 내며 부동산 시장 정상화 의지를 강조해왔다. 실거주 1주택자는 보호하되, 비거주 투자·투기 목적의 다주택 보유에 대해서는 특혜를 줄이는 방향의 정책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순방 마지막 날이 이날 오전 엑스(X·옛 트위터)에 부동산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제도와 관련해 "1주택을 보호하려면 실거주 기간에 대한 양도세 감면은 필요하지만, 살지도 않으면서 오래 투자했다는 이유만으로 더구나 고가주택 양도세를 깎아주는 건 주거 보호정책이 아니라 주택투기 권장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한국에서만 먹을 수 있어" 외국인들 사로잡은 국...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 내부 기강과 메시지 관리도 과제로 꼽힌다. 순방 이후 국정 운영의 중심이 외교에서 국내 정치·민생 현안으로 다시 이동하는 만큼 청와대는 메시지 관리와 부처 간 조율, 여권 내 정책 혼선을 줄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