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저당' 인기…업계 경쟁 본격화
'헬시플레저' 소비 정착…맛보다 '부담' 따져
"거기 말고 '저당' 파는 카페로 가자."
'저당 있음'이 카페 선택의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음료를 고르다 영양성분표를 확인하는 장면도 더는 낯설지 않다. 건강을 고려하면서도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다. 이에 식품업계는 계속해서 저당 제품을 선보이며 트렌드 흐름에 올라타고 있다.
25일 메가MGC커피에 따르면 이 회사가 이달 초 선보인 '저당 꿀배 XO야쿠르트'는 출시 12일 만에 약 25만잔이 팔렸다. 4초당 1잔꼴이다. 25.4kcal 수준의 저칼로리를 내세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점이 소비자 반응을 이끌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흥행을 단순한 신메뉴 효과로 보지 않는다. 가격 부담은 낮추면서도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수요, 여기에 저당·저칼로리를 중시하는 흐름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과거 '다이어트용'으로 한정됐던 저당 제품이 이제는 일상적인 소비로 확장된 점도 영향을 줬다.
'덜 단 선택'이 기본값으로
저당 음료의 인기는 단순한 유행이라기보다 소비 기준의 변화에 가깝다. 최근 소비자들은 건강을 고려하면서도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는 '헬시 플레저' 성향을 보이고 있다. 극단적으로 제한하기보다 일상에서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덜 단 음료'는 현실적인 선택지가 된다. 맛은 유지하면서도 죄책감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4년 가공식품 소비자태도조사'에 따르면 '당 함량이 적은 제품을 선택한다'는 응답은 52.0%로 절반을 넘겼다. '칼로리가 낮은 제품을 선택한다'는 응답도 46.2%에 달해 맛과 함께 건강 요소를 동시에 고려하는 소비 패턴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저당 식품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호라이즌'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기준 2100억원대였던 국내 저당 식품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5700억원대까지 성장했다. 매년 약 2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저당 식품 시장 규모는 올해 더 커질 전망이다.
카페에서 편의점까지…'덜어내기' 경쟁 본격화
시장 변화에 맞춰 업계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카페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저당 음료와 디저트 라인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기존 인기 메뉴의 맛을 유지하면서 당 함량을 낮춘 제품이 중심이다.
최근 엔제리너스는 저당 라인업 '엔제린밸런스'를 통해 저당 카라멜마끼아또, 저당 카페모카, 저당 돌체라떼, 저당 초코, 저당 말차라떼, 저당 말차슈패너 등을 선보였다.
더벤티는 당은 줄이고 비타민과 타우린을 더한 '밸런스업 스파클링' 3종을 출시하며 기능성과 저당 콘셉트를 결합했다. 제주청귤 스파클링, 리치 캐모마일 스파클링, 트로피칼 스파클링 등으로 구성된 제품은 가볍고 청량한 음용감을 강조한다.
빽다방 역시 제로슈거 과일 음료와 함께 저당 간식을 선보이며 대응에 나섰다. 제로슈거 납작복숭아 아이스티·아샷추, 제로슈거 레몬 티·에이드, 제로슈거 자몽 티·에이드 등 음료와 저당 단팥소라빵, 프로틴클러스터(다크초코&넛츠) 등 간식으로 선택지를 넓혔다.
편의점과 음료업계 역시 제로·저당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아이스티, 탄산음료 등 기존 제품군에서도 '제로 슈거' '저칼로리'가 핵심 마케팅 요소로 자리 잡았다. RTD(즉석 음료) 시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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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이 같은 흐름을 단기 유행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보고 있다. 당과 칼로리를 줄이면서도 기존의 만족도를 유지하려는 소비자 요구가 커지면서 향후 식품 시장의 경쟁력은 '얼마나, 어떻게 잘 덜어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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