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미 세계이통사업자협회 CSO 경고.."카카오 사태, 유럽서도 우려"
영국 GSMA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양 CSO는 19일 본지와 전화인터뷰에서 "유럽에서 일어난 네트워크 블랙아웃은 한국 통신사에서도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블랙아웃은 과도한 트래픽으로 네트워크 망이 멈춰서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도 KT가 2009년 말 아이폰 도입 후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서비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양 CSO는 당시 KT 개인고객전략본부 본부장이었다.
이같은 블랙아웃을 막기 위해서는 통신사들이 콘텐츠 사업자(CP)의 트래픽을 제한하는 것을 넘어 대가를 받는 구조로 가야 한다는 것이 양 CSO의 주장이다. 그는 "GSMA에서도 네트워크 블랙아웃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 "일각에서는 유투브와 같이 많은 트래픽을 발생하는 해비유저들이 망 투자를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양 CSO는 국내에서 불거진 카카오 발 망중립성 논란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내비쳤다. GSMA에서는 카카오의 보이스톡을 주제로 한 사례 발표도 한차례 진행됐다. 그는 "유럽 이동통신사들은 보이스톡 사례를 보면서 우리도 저렇게 되면 어떻게 하나 굉장히 우려하고 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양 CSO는 영국에서 이동통신 서비스를 체험한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의 이동통신 수준이 세계적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영국은 지하철만 타면 전화가 끊어질 정도로 망 수준이 엉망이다"며 "우리나라는 기업들이 망 투자에 수조원씩 투자하는데도 해비유저를 제한하면 안 된다는 논란이 일고 있어 GSMA가 대단히 의아스럽게 여긴다"고 꼬집었다.
양 CSO는 "LTE 서비스가 대중화되면 대용량 멀티미디어 콘텐츠들이 점점 많아질 것"이라며 "소수의 해비유저나 사업자들로 인해 다수 이용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양 CSO는 지난 5월 동양인 최초로 GSMA 임원으로 선임돼 화제를 낳았다. GSMA는 전 세계 800여개의 통신사들이 가입한 세계 최대의 통신사업자 모임이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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