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어렵다지만 벤처업계는 질적 향상 단계에 접어들었다. 연 매출 1000억원이 넘는 벤처천억클럽 기업이 지난해 말 381개로 전년 대비 66개(21%) 증가했다. 3년 연속 매출 신장률 20% 이상 고성장 기업이 49개, 창업 5년 이내 매출 1000억원 돌파 기업이 6곳이다. 절연코일 전문업체 삼동의 이이주 대표는 고교 졸업자로 1977년 창업해 한 우물을 판 지 34년만에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불황이라고 전부 쓰러지진 않는다. 오히려 기회는 위기 때 잡을 수 있다. 쿠쿠전자는 외환위기 때 주문자상표부착생산을 접고 독자 브랜드 쿠쿠를 내세워 밥솥 브랜드 1위로 등극했다. 다른 기업들이 움츠릴 때 자체 브랜드로 공격적 마케팅을 벌인 역발상과 품질ㆍ애프터서비스로 성공신화를 일궜다.
휠라에 이어 지난해 세계적 골프용품 기업 아쿠쉬네트를 인수한 윤윤수 회장의 좌우명은 실패를 경험으로 삼는 도전정신이다. 어제 미국여자프로골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최나연 선수도 있다. 그의 풀밭샷은 국민이 외환위기로 실의에 빠져 있던 1998년 박세리가 보여준 같은 골프장 연못에서의 맨발샷을 연상시켰다. 최나연에 앞서 이 대회에서 우승한 김주연ㆍ박인비ㆍ지은희ㆍ유소연 선수 모두 박세리의 맨발 투혼을 보고 골프를 배운 박세리 키즈다. 경제는 상당 부분 심리다. 지금 불황증후군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가 아니다. 뚝심의 도전정신으로 2012 경제위기를 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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