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는 지난 시즌 뒤 제 9구단 NC 다이노스를 필두로 새로운 실험을 감행했다. 사상 첫 2차 드래프트다. 제도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룰 5 드래프트를 그대로 인용했다. 각 구단들이 타 구단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된 선수들을 지명한 뒤 보상금을 주고 데려오는 형태다. 필요한 전력을 보강하는 한편 능력을 갖추고도 상위리그에 진출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마련됐다.
2차 드래프트 도입으로 스토브리그는 한층 더 분주해졌다. 지난 시즌 이후가 그러했다. 기존 자유계약선수(FA) 영입까지 활발하게 이뤄져 프로야구 사상 가장 많은 선수들이 둥지를 옮기는 대이동이 벌어졌다. 9개 구단들은 각각 기존 전력의 약점을 파악, 알짜배기 선수를 지명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얼마나 보완이 됐는지 여부는 올 시즌 성적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래서일까.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는 역사상 가장 치열한 순위 경쟁을 겪고 있다. 꼴찌 한화(승률 0.390)가 다소 쳐져있지만 나머지 구단들의 치열한 접전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그래서 트레이드는 또 한 번 화두로 떠오를 수 있다. 올 시즌 반전을 노리거나 2013시즌을 기약하는 구단들이 시즌 중 마지막 카드를 내밀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메이저리그와 달리 프로야구 선수들은 트레이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구단 간의 선수 교환 혹은 현금 트레이드가 확정되면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결정에 따라야만 한다. 과거에는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많아 이 같은 이적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선수들 사이 이적은 곧 팀에 필요가 없는 전력이라는 인식이 보이지 않게 깔려있었다. 이적 대상으로 지목된 대부분의 선수들이 트레이드에 거부 반응을 일으킨 건 당연했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서운함을 표시하다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돌연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최경철(넥센)-전유수(SK), 용덕한(롯데)-김명성(두산) 등을 시작으로 열린 올 시즌 트레이드 시장은 앞으로 한 달 동안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다. 아직까지 빅딜은 없지만 부상자 발생, 갑작스런 부진 등이 닥칠 경우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치열한 순위 경쟁으로 서로를 견제해 이적 시장을 대하는 태도는 다소 소극적일 수 있다. 하지만 급하거나 아쉬운 팀은 언제든 생기기 마련이다. 어느 구단이 공격적인 카드를 내세워 프로야구 판을 뒤집어놓을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어느덧 절반 가까이 소화한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어느 구단이 전력 보강을 위한 마지막 카드로 최후에 웃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마해영 XTM 해설위원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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