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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친환경'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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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강원도청 앞에서는 100일이 넘도록 노숙 농성이 계속되고 있다. 강원도 골프장 난개발 반대 농성이다. 강릉과 원주 등 각 지역 주민들이 골프장 건설에 반대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간 골프장은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인식돼왔다. 우리나라의 골프장은 수도권과 강원도 지역이 44%가 집중돼있다. 특히 대부분이 산지인 강원도 지역에서 산을 깎고 들어서는 골프장은 자연경관과 멸종위기종 훼손 논란을 낳았다. 골프장에 하루에 뿌려지는 물은 700톤이다. 2500명이 생활용수로 쓸 수 있는 양이다. 농약은 1년에 490톤을 뿌린다. 골프장은 지역 주민들이 반발할 수 밖에 없는 존재다.
이런 골프장이 '친환경'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까? 정부에서는 올해 연말 '친환경 골프장 인증제' 도입을 추진중이다. 골프장 건설 과정에서의 규제뿐만 아니라 기존 골프장의 운영 방식을 바꾸는 일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친환경 골프장 인증제란=25일 코엑스에서 열린 친환경 골프장 인증제에서는 연말 목표로 추진중인 인증제의 윤곽이 제시됐다. 친환경 골프장의 개념은 이렇다. '골프장 조성과 운영의 과정에서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고 경제적 관리, 지역사회 호응, 환경과의 조화와 균형'을 꾀한다는 것이다. 세부안을 들여다보자. 현재 환경부가 고려중인 평가 기준은 생태 환경과 경관, 수자원 관리, 환경오염 관리, 재활용에너지 사용 여부와 온실가스 배출 저감, 폐기물 처리와 농약 및 비료 줄이기, 지역사회와의 관계맺기 등 총 6가지 항목이다. 이 중 마지막 조항이 흥미롭다. 골프장이 지역 환경단체와 교류하고 산책로나 공원으로서 기능할 경우 가산점을 준다는 구상이다.

대상은 현재 운영중인 골프장 중 인정을 원하는 골프장이다. 환경부는 세금을 줄여주고 사후환경영향조사나 농약잔류량 검사를 면제해 주는 등 인센티브를 줘서 자발적 인증을 유도할 계획이다. 신청 사업장이 항목별 인증 자료를 제출하면 인증위원회에서 서면심사와 현장심사를 거쳐 환경부에서 최종적으로 인증해준다. 환경부 관계자는 "절대평가를 실시할지 상대평가를 실시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이르면 올해 4분기 골프장 4곳을 인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골프장. 가능할까?=이 날 행사에는 미국 LPGA에서 활동한 여민선 프로골퍼가 참석해 미국의 친환경 골프장을 소개했다. 인기 가수 저스틴 팀벌레이크가 소유한 친환경 골프장은 태양열이나 풍력 에너지로 골프장 안에서 쓰이는 전력을 충당한다. 또한 근처 식당의 폐식용유를 모아 필터로 걸러 디젤 오일로 재활용하고, 사용한 물을 재수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한 번 쓴 물을 펌프로 다시 퍼올려 쓴다. "우리나라도 이제 친환경 골프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여 프로골퍼의 말이다.

친환경 골프장 인증제 도입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환경부에서는 "골프장의 '운영'을 관리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이미 골프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라 신규 골프장 건설이 한 풀 꺾일 것이며, 그만큼 지금 있는 골프장을 제대로 운영하는 게 새로운 과제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골프장은 2011년 기준으로 420개다. 2010년에는 386개였다. 불과 1년 사이 30개가 늘어난 것이다. 골프장은 매해 30~40개가 늘어나는 추세로 조만간 500개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론도 있다. 이 날 공청회에 참석한 박용신 환경정의 사무처장은 "골프장 건설 과정에서 환경 심사를 강화하는 것이 우선과제"라고 주장했다. "지금 인증제를 도입해서 골프가 친환경적인 스포츠라는 걸 강조하는 것보다 골프장으로 인한 주민피해를 제대로 실사하고 난립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친환경 인증제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박 사무처장은 또한 "골프장을 친환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강화하고 기준에 미달하면 사업장 운영을 취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골프장의 자발적 인증 노력만으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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