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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미시스코, 반도체·디스플레이 진단장비 최강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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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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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혁명’을 운운할 때 감초처럼 등장한다. 손안에 잡히는 작은 기계로 지구 반대편 사람에게 안부를 전하고, TV속 인물로부터 실재감을 느낄 수 있게 된 데는 반도체의 역할이 컸다. 일반인들은 이러한 반도체가 어떠한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지 감조차 잡기 힘든 게 사실이다. 수학으로 친다면 아마도 수천, 수만 가지 식이 대입됐을 만큼 복잡하니까. 때문에 꼭 필요한 절차가 있다. 바로 ‘진단’과 ‘검사’다.

완벽한 식에 의한 답이라도 검산을 거쳐 동일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오답에 불과하다. 철저한 검산 아래 오차는 몸을 숨길 재간이 없는 법. 거기에 최첨단 기법까지 동원됐다면 더욱 그럴 터다. 쎄미시스코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진단·검사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제품군은 크게 ‘플라즈마(Plasma) 공정진단 제품군’과 ‘유리기판 검사 제품군’으로 분류된다. 2000년, 창업당시 회사의 첫 무기는 ‘플라즈마 공정진단 제품’. ‘플라즈마 공정’은 그 유용성 덕에 반도체 공정에서 필수 절차로 자리 잡았다. 반도체 공정은 크게 ‘전공정(Front end)’과 ‘후공정(Back end)’으로 나뉘고 ‘전공정’은 다시 두 가지로 분류된다.

반도체 물질을 ‘쌓는’ 공정과 쌓은 물질 회로를 새기기 위해 ‘식각’하는 공정. 플라즈마 공정진단 제품은 이 같은 반도체의 전공정 상 발생한 오류를 잡아주는 검사장비다. 반도체 전공정은 기술집약적이고 후공정은 노동집약적인 절차로, 최근 여타 반도체 장비 업체들에서 전공정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 쎄미시스코는 미리부터 이러한 기술을 확보한 셈이다.

업계 최초 4면·표면 검사 장비 개발
플라즈마 공정진단 제품에는 ‘Smart-EPD’와 ‘Smart-HMS’가 있다. 그렇다면 이 제품들이 가진 경쟁력은 무엇일까. 우선 Smart-EPD를 설명하자면 이렇다. 반도체와 LCD는 플라즈마를 이용한 식각(칩의 특정부분에서 이산화실리콘 같은 불필요한 물질을 화학적으로 제거하는 작업)의 절차를 거친다.
예전에는 식각을 원하는 지점을 단지 경험치에 의존했다. 예컨대, 100초라는 범위를 두고, 몇 초에 이르니 플라즈마가 종료점에 이르더라 하는 식으로 판단했다. 쎄미시스코는 이 같은 ‘재래식’ 방법에서 탈피하고자 했다. 이 대표는 “우리 장비는 플라즈마가 식각 공정에서 접하는 물질과 화학적인 반응을 하도록 설계됐다”면서 “화학반응시 각 물질별로 특수한 파장이 나오는데 이를 분석하면 그 물질이 실리콘인지 알루미늄인 지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쎄미시스코의 제품은 크게 ‘플라즈마 공정진단 제품’과 ‘유리기판 검사 제품’으로 나뉜다. 사진은 수원 본사 내 유리기판 검사 제품 라인.

쎄미시스코의 제품은 크게 ‘플라즈마 공정진단 제품’과 ‘유리기판 검사 제품’으로 나뉜다. 사진은 수원 본사 내 유리기판 검사 제품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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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즈마 공정은 ‘고진공’ 상태에서 이뤄진다. 고정압을 걸어놓고 검사를 하다 진공이 깨져버리면 검사 절차를 멈춰야 한다. 만일 진공이 깨진 것을 인식하지 못하면 차후 제품에 불량이 나도 알 수가 없다. 때문에 진공이 깨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진공이 깨진다’는 말은 진공 챔버(Chamber) 내에 공기, 즉 산소나 질소가 주입됐다는 얘기다. 진공 챔버 내에 전혀 다른 기체만 가득하다면 외부의 산소나 질소에 반응하게 되므로 누구나 공기가 투입됐다는 사실을 쉬이 알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챔버 내에도 인위적인 막을 형성해 주기 위해 투입된 질소와 산소가 이미 있는 상태다. 이 대표는 “챔버 내 기존의 산소와 질소, 그리고 외부에서 유입된 산소와 질소를 구분하는 역할을 Smart-HMS가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술은 쎄미시스코가 전 세계 최초로 개발, 상용화에 성공했다.

플라즈마 검사 장비 분야에서는 일찌감치 그 입지를 공고히 한 셈이다. 그 후에 손을 뻗은 건 유리기판 검사 분야다. 플라즈마 공정진단이 물리과학적인 현상을 이용한 기술이라면 유리기판 검사는 ‘비전(vision)검사’기술이다. 쉽게 말해 스마트폰, 태블릿 PC, TV 디스플레이 등 유리기판의 흠집을 집어내는 것. 유리기판 검사제품군에는 EGIS-Crack과 EGIS-Wavi가 있다. EGIS시리즈는 유리기판을 ‘전면적’으로 검사한다는 차원에서 여타 검사장비와 차별점을 둔다.

이 대표에 따르면 여느 유리기판 장비는 2면을 검사하는 데서 그치지만 EGIS는 4면을 동시에 검사한다. 따라서 어떤 미세한 굴절이나 흠집도 정확하게 집어낼 수 있다.
이 대표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플라즈마 공정 진단에서 유리기판 검사까지 도입하게 됐다”면서 “이에 따라 쎄미시스코를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진단 ‘솔루션’ 전문기업이라 칭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방산업 OLED 투자 확대는 ‘기회요소’
장비 업체는 전방산업, 즉 설비를 채택하는 기업 측의 투자 사이클에 따라 업황이 좌지우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요 매출처인 S전자와 L디스플레이 등에서 설비투자를 얼마만큼 하느냐에 따라 호조세를 띠기도 하고 고전하기도 한다는 얘기다. 때문에 전방산업의 투자 사이클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이 대표는 이러한 흐름을 철저하게 주시하고 있었다. 그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전방산업은 전반적으로 변화의 물결 위에 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변화가 쎄미시스코에게 기회로 작용할 것을 확신했다. ‘변화의 물결’은 크게 ‘기술적인 면’과 ‘지역적인 면’으로 나뉜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기존 LCD 중심에서 PDP로 옮겨갔다가 현재는 OLED로 축이 이동하는 시점이다. 또, 일본에서 전파돼온 디스플레이 기술이 한국에서, 향후 중국 쪽으로 이전될 모양새다.

쎄미시스코는 ‘최초’의 타이틀을 많이 지녔다. 경기도 수원시 본사에서 이순종 대표가 여러 상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쎄미시스코는 ‘최초’의 타이틀을 많이 지녔다. 경기도 수원시 본사에서 이순종 대표가 여러 상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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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집중해야 할 시장은 무엇일까. OLED다. 이 대표는 “LCD의 수급은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는 한편, 국내에서는 OLED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양상”이라면서 “실제로 LCD 쪽으로만 초점을 맞추고 있던 장비 업체들은 다소 고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어, “국내에서 이미 OLED 시제품을 선보였고 하반기부터는 양산될 전망”이라면서 “따라서 장비업체의 경우에도 OLED에 적용이 되는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쎄미시스코의 검사 제품은 모두 OLED에 적용이 가능하다. 이 대표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수 OLED, 중국시장 LCD 집중 ‘투트랙 전략’
그렇다면 기존라인, 즉 LCD의 경우에는 접어야 마땅할까. 답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LCD의 투자가 대폭 줄긴 했지만 아직까지 기존라인에 대한 보완투자도 이뤄지고 있는 상황. 따라서 기존라인에 대한 장비 기술은 여전히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이 대표는 “신규와 기존라인에 대한 기술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쎄미시스코의 경쟁력은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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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미시스코는 전 세계 8개국에 약 2000개 장비를 수출한 상태다. 이 대표는 “동종업계에서 이 같은 수출 실적을 보유한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수출 지역은 중국, 대만을 비롯하여 일본, 프랑스, 영국, 미국 등 주로 기술 선진국 위주다. 이 대표는 이러한 수출국이 쎄미시스코의 기술력을 방증한다고 언급했다.

이 중 쎄미시스코가 가장 주시하고 있는 시장은 단연 중국의 LCD시장이다. 중국 정부에서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디스플레이 산업을 국가기관사업으로 선정한다는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에서 LCD공장을 지속적으로 설립하고 있는 것도 5개년 계획의 일환이다. 이 같은 단계에서 검사 장비가 필요함은 당연하다. 게다가 검사장비를 대부분 우리나라에서 조달한다는 게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쎄미시스코는 중국에서 가장 큰 LCD생산업체인 B社 이외에도 여러 업체에 장비를 납품한 상태며 현재까지 독점적이다. 이 대표는 “납품하고 있는 중국의 기업들은 국영기업으로, 일종의 ‘조달청’과 같은 기관에서 설비를 조달받는다”면서 “통상의 경우 EPD, HMS, EGIS를 각각의 제품으로 총 세 번의 입찰을 통해야 하는데 쎄미시스코의 경우 세 가지 제품을 패키지로 묶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유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각각의 제품을 각기 다른 기업에서 생산하며, 세 가지 제품을 ‘동시에’ 생산하는 기업은 쎄미시스코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TSV·플렉시블 기판 검사 등… 신사업에도 도전장
LCD 부문 중국시장 선점 전략, OLED 양산 흐름을 파악한 국내 시장 내 경쟁력까지 갖췄지만 쎄미시스코는 새로운 시장 확보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지금이야 OLED에 유리기판이 적용되지만 차츰 플라스틱이나 필름과 같은 플렉시블(Flexible) 기판이 도입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여기에도 여전히 검사는 필요하다. 쎄미시스코는 이 같이 새로운 소재에 대한 검사 장비 또한 모두 갖춰 논 상태다. 또, 중국의 LCD에 마냥 기대를 걸수도 없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최근 또 다른 산업이라 볼 수 있는 ‘인쇄전자’와 디스플레이 관련 소재 및 현재 시중에서 볼 수 없는 소재도 꾸준히 발굴하고 있다”고 대비책을 설명했다.

플렉시블 기판 검사 장비는 거의 양산단계에 와 있는 상태로, 올 하반기 상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소재 부문은 아직까지 산업이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다소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이 대표는 내다봤다. 또, 반도체 부문에도 히든카드를 두고 있다. 스마트 폰 등에 삽입되는 여러 메모리들을 ‘통합’하는 기술인 TSV(Through Silicon Via) 측정기 또한 표준연구원과 개발 중에 있다. 이는 현재 기술 적용가능성(Technical feasibility) 단계에 와 있으며 시작품은 4/4분기에 선보일 전망이다.

풍채가 큰 건 아니지만 옹골진 모습의 이순종 대표. 겉모습만 본다면 쉽게 짐작하지 못할 테지만 그는 진정한 ‘공학도’였다. 이 방면으로는 문외한인 기자에게 어려울 수 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분을 시종일관 어떻게 하면 잘 전달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리고 알아들었다는 제스처를 하면 반가워했다.

쎄미시스코는 중국의 LCD시장, 국내의 OLED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을 갖고 있다. 이순종 대표는 이 같은 철저한 전략에도 향후 신사업 개척에 대한 구상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사진은 전략을 설명하고 있는 이 대표(왼쪽)와 장비 생산라인 담당 직원들.

쎄미시스코는 중국의 LCD시장, 국내의 OLED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을 갖고 있다. 이순종 대표는 이 같은 철저한 전략에도 향후 신사업 개척에 대한 구상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사진은 전략을 설명하고 있는 이 대표(왼쪽)와 장비 생산라인 담당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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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하이텍 장비를 생산하는 외국계 회사에서 10년 이상 몸담았다. 그는 스스로를 ‘열심히 일했다’고 평하는데 망설임이 없었다.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던 지난날이 쎄미시스코를 창업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올해로 설립 12년을 맞이하는 쎄미시스코에는 그 흔한 사훈 하나 걸려있지 않았다. 창업 때부터 없었단다. 대신 철저하게 지켜가고 있는 철학은 있다. ‘판매가’와 ‘이익’에 대한 철학이다. 이 대표는 ‘고객이 제품으로부터 얻는 이익에 대한 대가’로 ‘판매가’를 정의하고 고집스레 지켜가고 있다. 때문에 고객사에서 제품을 써보지도 않고 가격을 책정하는 것을 항상 거절한다고. 이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제품으로부터 고객들이 얻을 이익에 대한 확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또 ‘고객을 만족시키고 직원들의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받는 찬사’가 쎄미시스코 내에서는 ‘이익’이라는 의미로 통한다. 두 가지 남다른 정의에서 쎄미시스코의 고객중심적인 운영 방침이 드러난다. 고객뿐 만 아니다. 사원에 대한 철학도 남다르다.

이 대표는 “옛 말에 소인은 (장사를 통해) 이윤을 남기고, 대인은 (무역을 통해) 사람을 남긴다고 했다”면서 “회사를 운영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개개의 구성원이 지닌 저마다의 능력을 발견하고, 진작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지만 강한 쎄미시스코가 지금에 이른 데는 벽에 걸린 ‘작은’ 사훈보다 이 대표의 ‘강한’ 철학이 주효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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