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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詩] 존 메이스필드의 '서녘바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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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바람, 서녘바람, 새소리 가득한 바람/눈물 없이 그 서녘바람 소리 듣지 못하네./그 바람은 서녘 땅, 오랜 갈색 언덕에서 불어오고,/서녘바람엔 사월과 수선화 향기가 들어 있기에.(……)

■ 영국시인 존 메이스필드(John Masefield, 1878-1967)는 예이츠보다 열세살 아래로 서로 친밀하게 지냈다. 예이츠의 '이니스프리 호수섬'은 메이스필드의 '바다에 몸이 달아'와 '서녘바람'을 낳는 영감의 원천이었을 것이다. 그는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13세 때 뱃사람이 되어 4년간 바다를 떠돌았다. 그뒤엔 뉴욕으로 건너가 노동자 생활을 했다. 1902년에 시집 '짠물의 노래'를 발표하면서 대중의 시선을 붙잡았다. 그는 체험을 바탕으로 바다를 그려낸 '바다 시인'이다. 장편시 '도버(Dauber)'에서 "바다를 안다는 사람들은 진짜 바다를 모른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바람살(세찬 바람 기운)을 가슴으로 밀어보지 못하고 짠 파도를 맛보지도 못하고 책상머리에서 그린 바다는 바다가 아니라는 얘기다. 증기선의 화부와 헌옷을 걸친 뱃사람, 돛을 내리려 줄을 당기고 뱃노래를 부르는 이들, 꾸벅꾸벅 졸면서 키를 잡는 이들이 그의 시에선 생생하게 살아나 있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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