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까지 남아서 일하겠다는 직원들을 굳이 퇴근시키려는 직장이 있다. 그것도 업무량이 많아 야근이 잦기로 소문난 곳이다.
당초 박 장관은 8-5제(오전 8시 출근-오후 5시 퇴근) 근무를 추진했다. 고용노동부 장관 재직 시절부터 '탄력근무제(근무시간 선택 등)'를 강력 추진하던 그는 공공부분 전체를 대상으로 8-5제를 실시하려고 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가 반대해 재정부만이라도 올 하반기부터 8-5제를 시행키로 한 것이다. 야근을 줄이면 자기계발 시간을 늘릴수 있고, 일찍 퇴근하면 내수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였다.
8-5제는 재정부 내부의 반발에 부딪혔다. 재정부 직원 712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70%(498명)가 8-5제 시행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은 24%(168명)에 불과했다. 업무량이 줄지 않는 상황에서 8-5제를 시행할 경우 퇴근만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가장 컸다. '830-530' 제도는 이런 직원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는 절충안인 셈이다. 박 장관도 이날 이메일을 통해 그동안 직원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유연근무를 크게 늘리고 간부들부터 솔선해서 일찍 퇴근하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