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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도 모르는 관가 이야기]'칼퇴근' 권하는 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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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일 좀 그만하고 집에 가라."

늦게까지 남아서 일하겠다는 직원들을 굳이 퇴근시키려는 직장이 있다. 그것도 업무량이 많아 야근이 잦기로 소문난 곳이다.
기획재정부가 오는 7일 출근 시각을 30분 앞당기기로 했다. 퇴근도 30분 일찍 하기로 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일만 많이 하는 것이 자부심이고 미덕인 시대는 지났다"며 "우선 830-530(오전 8시30분 출근, 오후 5시30분 퇴근)제를 단초로 삼아 한 번 바꿔보자"며 유연근무제 시행을 알렸다.

당초 박 장관은 8-5제(오전 8시 출근-오후 5시 퇴근) 근무를 추진했다. 고용노동부 장관 재직 시절부터 '탄력근무제(근무시간 선택 등)'를 강력 추진하던 그는 공공부분 전체를 대상으로 8-5제를 실시하려고 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가 반대해 재정부만이라도 올 하반기부터 8-5제를 시행키로 한 것이다. 야근을 줄이면 자기계발 시간을 늘릴수 있고, 일찍 퇴근하면 내수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였다.

8-5제는 재정부 내부의 반발에 부딪혔다. 재정부 직원 712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70%(498명)가 8-5제 시행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은 24%(168명)에 불과했다. 업무량이 줄지 않는 상황에서 8-5제를 시행할 경우 퇴근만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가장 컸다. '830-530' 제도는 이런 직원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는 절충안인 셈이다. 박 장관도 이날 이메일을 통해 그동안 직원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유연근무를 크게 늘리고 간부들부터 솔선해서 일찍 퇴근하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재정부 내부 분위기는 '기대반 우려반'이다. 재정부의 한 과장급 직원은 "박 장관의 의지가 강한 만큼 (장관으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잘 지켜지지 않겠느냐"면서도 "예측이 가능한 날에는 일찍 퇴근할 수 있겠지만 업무가 많아 매일 5시30분 퇴근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과장은 "그동안 조직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며 "적어도 가정의 날(매주수목요일)은 일찍 퇴근하려고 노력하는 중인데 분위기가 확산되면 조기퇴근하는 날이 더 많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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