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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주식talk16] ‘작전’ 거부한 증권맨 그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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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사메무쵸, 2001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최근 테마주를 중심으로 주가조작을 펼쳤던 작전 세력이 금융당국에 의해 적발된 사건이 있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상한가 따라잡기, 통정매매 등 다양한 수법을 사용해 주가를 조작해 왔음이 드러났다. 10여년전, 아직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전자거래가 활성화되기 전 주가 조작은 어떻게 이뤄져 왔을까? 그 당시 영화의 한 장면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증권사 과장인 주인공 이철수는 어느날 부장의 호출을 받는다. 부장은 철수에게 뜻밖의 제안을 하는데, ‘BN시스템’이라는 종목을 끌어올리기 위한 작전을 시작할텐데 철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본부장이 직접 지시한 이 작전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두둑한 인센티브까지 얹어줄 것이라는 말과 함께.
부장은 일주일 후에 BN시스템에 관한 ‘재료’가 나갈 예정이고, 그 전까지 큰 손과 몇몇 펀드매니저들이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란 설명을 덧붙였다. 철수가 맡은 역할은, ‘개미투자자’들에게 BN시스템을 추천해 주가가 올랐을 때 더 매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작전에 참가했던 세력은 개미들이 추가 매수에 들어왔을 때 유유히 사들였던 물량을 털어내고 빠져 나오는 방식이다.

실제로 일주일 후에 BN시스템이 미국의 S테크놀로지와 기술이전 협약을 맺었다는 뉴스가 나온다. BN시스템의 주가는 치솟기 시작하고, 객장 직원들은 관리하는 고객에게 BN시스템을 추천하기 시작한다. “물량부터 확보하라”, “더 늦으면 사기 힘들다”, “앞으로 더 오를 것이다”라는 식의 감언이설로 고객들을 현혹한다.

하지만 결국 철수는 양심의 가책을 받고, 고객 끌어들이기를 포기한다. 그에게 남은 건 회사내 처벌 뿐. 부장은 철수의 고객주식 예탁잔고를 들춰가며 실적이 부진한 것을 이유로 회사에서 해고한다.
영화에서 나오는 ‘재료매매’는 지금은 고전수법이 돼버린 주가조작 방식이다. 내부정보를 이용해서 호재성 이슈가 미리 발표될 것을 알고, 해당 종목의 주식을 사모았다가 호재가 발표돼 주가가 오르면 바로 팔아서 수익을 내는 수법이다. 재료에 따라서 오름폭이 달라질 수 있지만, 작전세력의 경우 한꺼번에 많은 양을 사들이기 때문에 조금만 주가가 올라도 큰 수익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내부정보를 먼저 이용해 거래를 했다고 해도 개연성을 찾기 힘들지만, 금융당국과 거래소 등에서 거래 상황을 실시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은 쉽게 들통난다. 주가가 과도하게 오르면 거래소는 투자주의 또는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돼 시장에 이상 시그널을 보낸다.

또 갈수록 교묘화, 정교화 되는 작전 수법을 밝히기 위해 금융당국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지난 25일 증권선물위원회가 발표한 금융감독원의 적발 내용을 보면, 친인척부터 친구 등이 작전에 가담했는가 하면, 자금이체 제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거짓정보 유통 등 다양한 방식으로 주가를 끌어올려 부당한 이득을 챙긴 것을 알 수 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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