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우리도 지방은행 만들자”
충청은행, 충북은행 없어진 뒤 지방은행 필요성 커져…대전시, 충남·북도 경제국장들 만나 협력키로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지방은행 설립 움직임이 일고 있다.
19일 대전시와 충청남·북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3개 광역시·도 경제국장이 모여 지방은행 설립에 대해 서로 공조·협력키로 합의했다.
먼저 3개 시·도는 실무협의체를 만들어 운영하고 지방은행설립 공론화를 위해 오는 6월과 8월 두 차례 ‘충청권경제포럼’을 열기로 했다.
이를 통해 8월 말까지 충청권의 지방은행 설립 당위성 등을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정책공약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
지방은행 설립 방식은 지역자본을 모아 새 은행을 세우거나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 형태로 설립하는 등 2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대전과 충남은 1998년 충청은행이 하나은행으로 인수 합병된 뒤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로 활동하고 있지만 지방은행의 장점은 크게 줄었다.
충북에서도 1999년 충북은행이 조흥은행으로 흡수·합병된 뒤 상호저축은행인 하나로가 지방은행을 자처하면서 지역금융역할을 하겠다고 나섰지만 외지업체에 인수돼 지역 내 역할이 부족했다.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금융기관 여신운용 규정상 시중은행은 원화금융자금대출 증가액의 45% 이상, 지방은행은 60% 이상을 의무적으로 중소기업 대출로 규정하고 있어 지방 중소기업을 키우기 위해 지방은행은 필수다.
여기에 세종시 건설, 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등으로 늘어난 금융수요 대비차원에서 지방은행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3개 시·도 중 대전시가 가장 적극적이다. 대전시는 이달 중 ▲한국은행 대전·충남지역본부 ▲금융감독원 대전지원 ▲대전상공회의소 ▲대전발전연구원 직원으로 짜여진 ‘지방은행 설립을 위한 유관기관 및 전문가협의체’를 구체화시킬 계획이다.
정하윤 대전시 경제산업국장은 “지방은행이 세워지면 안정적 금융지원이 이뤄져 지역기업 및 가계 운영에 크게 도움될 것”이라며 “빠른 시일 안에 지방은행 설립에 관한 논리개발 및 정치권 공약화를 위한 상공회의소, 대학교수 등 ‘유관기관 및 전문가 협의회’를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시와 충남을 중심으로 지방은행 설립계획이 나오자 충북도는 들러리만 서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제와 생활권이 다르고 경제규모도 상대적으로 작은 충북입장에서 대전과 충남중심의 지방은행이 만들어지면 되레 금융의 예속화 등 경제주도권만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예전의 지방은행이던 충청은행과 충북은행의 재설립인지, 아니면 충청권을 대표하는 다른 지방은행 설립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대전시가 충남도와 충북도에 제안, 경제국장 모임이 만들어졌고 필요성을 검토해보자는 선까지 결론을 맺은 것 밖에 없어 구체적인 설립계획도 서지 않았다.
청주지역 제조업체 A사 관계자는 “충북이 단독으로 충북은행 설립에 나선다면 모를까 들러리를 설 필요는 없다”며 “대전·충남의 경우 지역을 바탕으로 하는 큰 기업들이 충북보다 많아 은행설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이런 분위기에 충북도가 구색맞추기식 참여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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