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도스 정국'..총공세 野 VS 속수무책 與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디도스(DDOS) 공격'이 정국을 강타했다. 지난 10.26 재보궐 선거 당일 발생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마비 사태가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실 소속 9급 비서의 소행으로 밝혀지면서 정치권이 격랑에 휩싸였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20~40대의 투표를 방해를 위한 여권의 음모로 규정하고 총공세에 나섰고, "개인 범죄"라며 선긋기에 급급한 한나라당은 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선관위에 대한 디도스 공격이 연말 예산정국과 내년 총선을 앞둔 여야의 주도권 쟁탈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野 "배후 밝혀라"..총공세 = 민주당은 오랜 만에 호재를 만났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저지 실패 이후 곤두박질하던 당 지지율을 끌어올릴 돌파구를 찾은 셈이다. 민주당은 5일 선관위 디도스 공격의 배후설을 제기하며 여권에 대한 총공세에 돌입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사건의 성격과 규모, 자금 등을 고려할 때 단순히 9급 비서의 소행이라는 당국의 발표에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당국은)한 점의 의혹이 없도록 진상규명해야 할 것"이라며 "적당히 은폐하고 몸통을 비호하는 수사로 귀결된다면 우리는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서라고 진상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벼렀다. 김진표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선관위 홈페이지 테러는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송두리째 파괴하는 반국가적 범죄행위"라며 "9급 비서 개인의 범죄로 축소 왜곡하는 어떤 시도도 좌시하지 않겠다"고 가세했다. 민주당은 백원우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사이버테러진상조사위를 구성하고, 이날 경찰청을 항의 방문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한편, 선관위 홈페이지 마비 사태에 대한 음모론을 가장 먼저 제기한 '나는 꼼수다(팟케스트 방송)'의 정봉준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선관위 홈페이지 마비를 위해선)그 서버만 공격할 수 있는 아주 특정한 기술이 필요한데 그것은 내부의 협조가 있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며 선관위 내부 관계자가 연루설을 거듭 제기했다.
與, 유구무언= 한나라당은 창당 이후 최대 위기에 놓인 모습이다. 10.26 서울시장 보선 참패 이후 쇄신풍이 강타한 당 조직에 기름을 쏟아붙는 형국이다. 한나라당은 "9급 비서의 개인적인 범행"이라며 선긋기에 나선 한편, 최구식 의원의 당직( 홍보위워장) 사퇴도 수용했다. 김기현 대변인은 "비록 당 소속 국회의원의 개인 운전기사가 연루된 의혹을 받고있는 사건"이라면서도 "한나라당으로서는 이번 일에 대해 국민 여러분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디도스 사태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한데 이어 오후에 열리는 의원총회에서도 당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당 소속 의원들도 이번 사태의 파장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국회 예결위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이 관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여권에 내년 총선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인명진 전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한나라당도 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서 "이번 위기는 한나라당에 앞날에 불길한 예감을 갖게하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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