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시장 전문가들은 독일이 유럽연합(EU) 차원에서 회원국들의 재정운용을 관리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이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막연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적극적 베팅에 나서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9~30일 진행되는 EU재무장관회담과 다음 달 9일 열릴 EU정상회담의 결과를 보고 대응에 나서라는 조언이다.
단기채 비중이 높은 유럽 은행들의 자본 구조는 매우 위태롭다. 피치사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프라임 MMF에서 유럽계 은행들이 발행한 단기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5월 50%에서 10월 35%까지 급감했다. 미국 MMF가 소화해 주던 2500억달러의 단기채가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됐다는 의미다. 가장 안정적인 자본 조달 수단인 예금 수신 증가율은 0%까지 떨어져 내년 유럽 은행들은 대출을 줄이거나 자산을 매각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 경우 자본 부족액 보다 디레버리징 규모가 훨씬 클 수 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독일이 유로존 국가들의 안정연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ECB의 국채 매입 확대나 유로본드 발행과 같은 방안에 부정적이었던 독일이 안정연합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는 점에서 독일의 태도 변화가 감지된다. 독일은 내년 1월 국채 만기가 집중되어 있고 내년 신규 국채 발행도 올해 보다 9.7%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즉 독일도 유럽 재정위기가 보다 악화된다면 자금 조달 및 이자 비용 증가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위기 해결을 위해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 중심국들의 적극적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기술적으로 볼 때 코스피의 단기 추세는 '중립'이다. 고점은 높아졌지만 저점 확인 신호가 발생하지 않고 있어서다. 코스피가 상승 추세로 접어들었다는 판단이 서려면 직전 고점인 1963을 돌파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증시의 경우 10월 들어 상승하면서 단기 하락 추세 탈출에 성공했다. 저점이 확인되지 않은 단기 하락 추세 탈출은 '횡보국면'을 의미한다. 당분간 글로벌 증시가 9월 저점과 10월 고점의 박스권에서 제한된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코스피 역시 횡보장세 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국면에서는 직전 상승 구간의 주도 업종 중 하락 구간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업종이 유리하다. 이 두 조건의 교집합은 IT, 에너지화학 , 건설, 조선, 철강 업종이다. 코스피 상승의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조정 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업종들이다.
◆한범호·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유로존 리스크의 고착화라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지만 조금씩 우호적인 변화 신호들이 포착되고 있어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된다. 연말 미국 소비경기 개선을 반영해 컴퓨터, 가전, 반도체, 모바일, 자동차 관련주에 대한 매수 대응을 권한다. 나아가 유럽 금융위기의 불확실성 완화는 금융주들에 대 한 관심 제고 및 화학, 조선 등 소재주들로의 단기적 매기 확산을 이끌 것으로 본다. 연말 랠리를 염두에 둔 종목 선정은 2004년 이후 꾸준히 12월에 순매수를 기록해온 증권 및 연기금의 움직임을 참조하는 게 좋겠다. 11월에 1조3000억원 상당을 순매수한 연기금의 매수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 , 기아 , 한국앤컴퍼니 , 포스코, 현대제철 등 이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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