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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리더십]MK는 하늘을 보되 발은 땅에 둔 아키텍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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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18·<끝> 자문위원단, 그를 총정리하다
잘 나가던 기업도 자만심 빠지면 끝장
잘팔리는 것보다 재고 없는게 더 낫다
위기때마다 파업 노사문제 먼저 해결해야
혼자 잘 살순 없어 IT 강한 삼성과 협력 기대
안티세력 있는 현대차 고객과 소통 제일 중요


[MK리더십]MK는 하늘을 보되 발은 땅에 둔 아키텍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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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이 창간 23주년을 맞아 진행한 'MK 리더십'은 그간 베일에 가려졌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리더십을 입체적으로 조명해 큰 화제를 낳았다. 현대차그룹이라는 거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현대가(家) 일원이자 정몽구라는 한 인간에 대한 다각화된 분석이 기업 성과에 비해 덜 알려졌던 탓이다. 장장 6개월에 걸친 MK 리더십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자문위원들은 오늘날의 현대차그룹을 이끈 그의 성공 DNA를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창업 DNA와 연계해 정의하고, 그를 한국경제를 견인하는 '큰바위 얼굴'이자 자동차산업의 '트렌드세터'로 평가했다. 또한 향후 현대차그룹이 100년 장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대에 걸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쓴 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간 현대차그룹의 놀라운 성장을 이끌어낸 MK 리더십도 이제 전환기를 맞았다는 지적이다.
자문위원단은 MK리더십 시리즈를 마무리 하는 자리를 가지면서 그를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큰바위 얼굴'이자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 세터'로 평가했다.(왼쪽부터)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 소설가 박상하, 유지수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사진= 양지웅 기자 yangdoo@

자문위원단은 MK리더십 시리즈를 마무리 하는 자리를 가지면서 그를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큰바위 얼굴'이자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 세터'로 평가했다.(왼쪽부터)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 소설가 박상하, 유지수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사진= 양지웅 기자 yangd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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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난 6월 7일 첫 좌담회를 시작으로 6개월에 걸쳐 진행된 MK 리더십 시리즈가 어느덧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매주 1~2개면에 걸친 시리즈 보도를 통해 베일에 싸여있던 정 회장의 새로운 측면이 부각됐다. 마무리 시점에서 MK 리더십을 다시 정의해보자.

▲유지수 교수(이하 유 교수)=정 회장의 리더십은 정 명예회장의 창업 DNA를 계승하며 구축된 '3D리더십'이라 정의할 수 있다. MK 리더십은 현대차그룹의 조직문화, 즉 정 명예회장의 창업 DNA인 도전정신, 속도, 실용주의와 연계가 됐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3D리더십은 Direction(방향), Discovery(발견), Destiny(숙명)로 요약된다. 정 회장은 품질경영 등 기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지만 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 지 구체적 '방법을 찾는 작업'은 임직원들에게 맡긴다. 이 가운데 정 회장은 '숙명'적으로 이 일을 해야한다는 위기의식을 조장해 임직원들이 뭉치도록 돕는다.
▲소설가 박상하(이하 박 작가)= 정 회장은 경영리더십의 스펙트럼을 확장시켰다. 기존의 문화 위에 진화를 더해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킨 것이다. 짐 콜린스, 톰 피터스 등 현대 경영학자들에 따르면 기업에는 여우형과 고슴도치형이 있다. 삼성가가 여우형에 가깝다면 현대가는 고슴도치형이다. 이 두 가지 형이 현재 한국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국제환경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게 '큰바위 얼굴'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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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찬 교수(이하 김 교수)= 정 회장은 '아키텍트(Architect)', 산업의 설계자다. 경영자의 역할을 3단계로 나누면 매니저, 지도자, 아키텍트로 말할 수 있다. 매니저는 효율을 추구하는 경영자, 지도자는 방향을 설정하는 경영자, 아키텍트는 트렌드 세터다. 또한 산 밑에서 일하는 사람이 매니저, 중턱에 올라선 자가 지도자, 꼭대기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이가 아키텍트다. 뒷산에 오르면 마을이 보이고 태산에 오르면 천하가 보인다. 정 회장은 산 꼭대기에 오르고자 노력한 것 같다. 천하를 바라보다보니 신흥국시장 선점 등 보물찾기에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겠냐. 정 회장의 강점은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동적전환능력(Dynamic Capability)이다. 방향을 틀 때, 브레이크를 잡을 때를 안다.

▲권상술 박사(이하 권 박사)= 정 회장은 하늘을 바라보되 발은 땅에 두고 있는 경영자다. 뛰어난 통찰력을 바탕으로 현대차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함과 동시에, 현장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품질경영을 실천해나가는 CEO다.

▲김현종 박사(이하 김 박사)= MK 리더십은 정확한 방향제시와 솔선수범형 주인의식으로 대표된다. 주어진 미션의 완수에 국한되지 않고 부지런하게 경영활동하는 주인의식이 곧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또 다른 바탕이다.

-사회= 그간 MK 리더십 시리즈가 정 회장과 현대차그룹의 과거, 현재를 짚어왔다면 이제 미래를 바라볼 때다. 현대차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정 회장의 숙제는 무엇인가?

유지수 국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유지수 국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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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교수= 지금까지 현대차의 성장에 있어 '운'의 측면이 작용한 점도 많다. 운에 의해 잘된 것과 계획에 의해 잘된 것은 구분해야한다. 일례로 모듈화는 인건비를 줄인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출발했으나, 생산관리 등 시스템 전체적으로 부차적인 이익을 발생시켰다.

품질로 승부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자동차 안에 어떠한 창의성을 도입하느냐에 대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시키면 밤을 새서라도 다하는 제조업의 문화도 이제 바뀌었다. 리더십의 전환점이 왔다고 본다.

▲김 교수= 전형적인 대량생산 시스템을 뜻하는 20세기 제조업으로는 성공했지만, 21세기형 제조업이 등장할 시기다. '스마트화'가 필요하다. 스마트화란 결국 소프트웨어다. 예전에는 잘 달리는 자동차를 만들어야 했다면, 이제는 사고가 나지 않는 자동차를 만들어야 하는 시기다. 그린화보다 더 중요한 주제가 바로 스마트화다.

장수기업이 되기 위해 유산비용을 치러야 한다. 이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속적인 혁신이지만, 이 혁신이 곧 성공의 함정이 되기도 한다.

권상술 IGM 세계경영연구원 박사

권상술 IGM 세계경영연구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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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박사= 현대차그룹이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는 지금이 가장 조심해야할 '변곡점'이다. 잘 나가던 기업을 쇠퇴시키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자만심이다. 자만심에 빠진 기업은 고객을, 협력업체를, 사회를 무시하기 시작하고, 그러한 태도가 기업을 위기에 빠뜨리게 된다. 자만심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 동안 지속적으로 추구해왔던 기업의 핵심가치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살피고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현대차의 핵심가치는 무엇인가? 삼성그룹은 인재제일, 일등주의 등이 떠오르지만 현대차는 명확하게 바로 떠오르는 것이 없다. 핵심가치를 다시 살피고 집요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김 교수= 망할 회사는 창고에 가보면 알 수 있다. 과거 문을 닫은 자동차 회사들의 공통점은 떨어진 가동률이다. 즉, 재고 때문이다. 많이 파는 것보다, 잘 팔리는 브랜드를 프리미엄으로 전략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기적으로 가동률을 유지하게끔 해야 한다. 500만대 파는 것보다 200만대의 재고가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가동률 60% 이하인 공간은 다른 용도로 변경해야 한다.

▲유 교수= 자동차 공장의 가동률은 일반적으로 70% 선이고, 현대차의 경우 최고 114%인 공장도 있다. 올해 목표는 650만대로, 670만대 판매가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잘해왔지만 향후 개발스트레스, 생산스트레스가 걱정된다. 생산량을 묶어놓고 판매하면 로드가 걸릴 수 있다. 토요타처럼 장력이 세지다 결국 끊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무실수생산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한다. 자동차업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실수가 나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IT가 중요하다.

▲박 작가= IT의 중요성을 언급하다보니, IT가 강한 삼성과의 협력을 기대해본다. 상부상조하는 게 필요하다. 하지만 실제 역사에서 그런 일이 없었다. 반면 일본 기업은 막다른 골목에서 늘 제휴하지 않나. 이게 곧 우리의 과제다. 이제는 혼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왔다.

김현종 한국경제연구원 박사

김현종 한국경제연구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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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박사= 현대차가 일본차를 추격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후발 주자인 중국의 추격에 대비해야한다. 기술 특허 문제를 비롯해 위기관리를 지속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

-사회= 현대차그룹의 오너를 떠나 대한민국 기업의 대표 경영인으로서 정 회장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권 박사= 현대차그룹의 숙제는 포스트 MK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정 회장이 물러난 이후에도 현대차그룹의 성과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승계체제, 정 회장이 제시한 비전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향후 그룹의 지속적 성장을 보장해 줄 것이다. 삼성그룹에는 이건희 회장이라는 카리스마적 총수 외에도 이름만 대면 일반인들도 알만한 스타 전문경영인들이 포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 그룹의 경우, 현대차출신 경영자라는 리더십 브랜드를 갖춘 전문경영인들이 얼마 되지 않는다.

▲유 교수= 아들인 정 부회장이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정 회장이 구상한 포트폴리오에 아들인 정 부회장이 플러스 알파를 가미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정 부회장은 IT융합 등 자동차산업의 발전 방향에 관심이 크다. 자연스러운 승계가 예상된다.

▲김 박사= 가격경쟁력에서 품질경쟁력으로 전환하면서 더욱 경쟁력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는 현대차그룹으로서는 향후 노사문제가 발목을 잡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분야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 경영의 발목이 잡힌다.

박상하 소설가

박상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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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작가= 현대차그룹이 이제 사회적 고민을 해야 한다. 과거 사대부 양반들은 집안의 행사가 있기 하루 전, 반드시 수수떡을 만들어 이웃에 돌렸다. 다음날 고기냄새가 나더라도 전날 수수떡을 돌렸기에 도는 말이 적었다. 가진 자일수록 조심하는 것이다. 최근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다. 대기업이 오래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유 교수= 안티세력은 현대차가 이제 변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고객과 소통하고 기존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지금까지 현대차는 무리하며 목표를 달성했고, 그 가운데 보이지 않는 비용이 발생했다. 이는 기업의 이미지, 브랜드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제 이를 고쳐야할 시점이다. 일감몰아주기 등도 숙제다.

▲권 박사= 앞으로의 시대는 열리지 않고 투명하지 못한 조직문화로는 견뎌내기 힘들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영향력이 커질수록 열림과 투명성에 대한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외부와 좀 더 활발히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김 교수= 한국은 서민형 CEO가 항상 성공하더라. 서민에 대한 애정이 없는 비즈니스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현대차그룹이 장수기업이 돼야한다. 로마 1000년 장수의 비결은 다른나라가 문을 닦을 때, 길을 닦았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타 기업에 비해 학자 간 교류의 장이 막혀있는 편이다. 내부에서만 보고서가 돌아서는 객관적, 과학적으로 결코 잘 될 수 없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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