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 구속수감 '비망록' 만지작 만지작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구속됨에 따라 폭로의 핵인 '비망록'관련 이른바 '이국철 리스트'가 곧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그가 거액을 뿌렸다고 언급한 정·관계 고위 인사들의 명단이 망라된 것으로 알려진 비망록에 대해 검찰이 어디까지 수사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검찰 고위인사도 포함되어 있다고 누차 강조한 만큼 자칫 구속된 이 회장에 대한 검찰의 제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6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는 뇌물공여 및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이 회장을 구속수감했다. 이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전 피의자심문)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김상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 회장은 구치소로 가기 전 “이미 언론에 하나가 갔다”며 그간 구속되면 공개하겠다고 누차 언급해온 정관계 인사 비망록의 행방에 대해 밝혔다. 이 회장은 또 신 전 차관보다 자신이 먼저 구속된 데 대해 “아이러니하다. 돈 준 사람은 구속하고 받은 사람은 뒤에 있는 상황은 당혹스럽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모두 5권으로 구성된 비망록에 정재계는 물론 검찰 고위층에 대한 금품수수·접대 기록이 담겨있다고 주장해왔다. 일각에선 앞서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후 연이은 검찰의 압수수색이 비망록 확보를 위한 것이었다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이 회장은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질 때마다 검사장급 인사 구명로비 및 2억원 전달 의혹 등 검찰 관련 폭로를 내놓아 이 같은 예측에 힘을 실었다.
검찰은 현재 이 회장이 계열사 자산 및 현금 30억원을 넘겼다며 이른바 '진상설'을 제기한 렌터카업체 대명로직스의 문모 대표를 16일 체포해 조사중이다. 앞서 9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검찰 국정감사 당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윤성기 한나라당 중앙위원과 포항지역에서 정치활동을 하는 문씨, 박모 현 국회의원 비서관에게 30억원과 자회사 소유권을 넘겼다”고 주장한 바로 그 업체다.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서 강제집행 면탈을 목적으로 대명로직스에 회사 소유 120억원대 선박을 허위 담보로 제공했다고 기재해 이날 수사 또한 이 회장의 혐의에 대한 가담여부를 추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명로비 명목의 30억원 전달 여부에 대한 확인도 함께하는 것으로 알려져 검찰의 수사범위가 '이국철 리스트'에 접근 중인 것으로 조심스럽게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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