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확보율 4년새 99%서 54.9%로 추락
-女의대생 늘고 요실금 등 타과에 환자 뺏겨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비뇨기과를 전공하는 의사가 급감하고 있다. 올 해 비뇨기과 지원자는 정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비뇨기과가 선호과목에서 기피과목으로 추락하는 데는 불과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갑작스런 변화에 선배 비뇨기과 의사들이 크게 당황하고 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2011년도 비뇨기과 전공의 확보율은 54.9%를 기록했다. 26개 과목 중 22위다. 비뇨기과보다 확보율이 낮은 과목은 흉부외과ㆍ병리과ㆍ결핵과ㆍ예방의학과 등 4가지뿐이다.

작아지는 비뇨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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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란 1년간 인턴을 마친 의사가 전공과목을 선택해 병원에서 3∼4년간 근무하는 사람을 말한다. 흔히 레지던트라 해서 병원의 중추적 실무역할을 맡고 있다.


비뇨기과는 2003년 전공의 지원율이 138%에 달할 정도로 의사들이 선호하는 과목 중 하나였다. 그러다 2007년 99.1%를 기록한 후 2008년 94.8%, 2009년 90.2%, 2010년 82.6%로 슬금슬금 내려가더니 올 해 54.9%라는 '충격적' 결과가 나온 것이다.

심봉석 대한비뇨기과학회 수련이사(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인턴 중 여학생 비율이 절반에 이르며 비뇨기과 응시생이 급감한 게 요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여초현상은 의료계도 예외가 아니다. 신규면허를 받는 의사 중 여의사 비율은 2004년 27.7%에서 2006년 37.2%로 증가했다. 의대 입학생 중 여학생 비율도 50%에 육박한다.


비뇨기과는 외과계열로 수술이 많고 수련과정에서 업무강도도 강한 편이다. 여기에 '남자의사의 고유영역'이라는 인식이 더해지며 비뇨기과를 전공하려는 의사들이 감소한 것이다.


어홍선 대한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 기획이사(어비뇨기과 원장)는 "내시경, 로봇수술 등이 발달하면서 교수 혼자 수술하고 전공의들은 집도조차 못해보는 게 현실"이라며 "일은 힘든데 배우는 것도 없으니 비뇨기과를 꺼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어려운 수련과정을 거친다 해도 비뇨기과 의사를 기다리는 건 암울한 개원환경이다.


비뇨기과의 주요 수익원은 성기확대 등 남성의학과 요실금이었다. 하지만 최근 4∼5년 사이 자본과 마케팅을 앞세운 네트워크병원이 남성의학 분야를 독점하고, 요실금 환자의 80%는 산부인과가 흡수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건강보험 환자를 진료해 올린 수익금 평균이 1개 의원당 3억1212만원인 반면 비뇨기과 의원은 1억7857만원에 불과했다.


전공의 수급 문제는 전반적인 진료의 질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게 문제다. 당장 적은 수의 비뇨기과 전공의들이 진료ㆍ응급실 당직 등을 모두 소화하면서 업무 차질이 불 보듯 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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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비뇨기과학회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은 없어 보인다. 심 이사는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필수 기술 중심으로 수련과정을 바꿔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어 이사도 "여러 문제가 얽혀있는 만큼 단기간 내 해결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당장은 '음지' 혹은 '말하기 부끄러운 것' 등이란 비뇨기과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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