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전달과 같은 3.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이래 넉 달 연속 동결이다.
미국 고용지표가 개선되고 유럽연합(EU)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에 나서는 등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이기는 하지만 여러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유로존 17개국 중 마지막 EFSE 확대안 승인절차를 밟고 있는 슬로바키아는 법안을 부결시키면서 재투표를 앞두고 있다. 이번 주 내 실시될 재투표에서 법안통과가 낙관되고는 있지만 만약 실패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은 또 다시 패닉상태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유로존 문제는 단순한 유동성 문제가 아닌 보다 근본적인 지불 능력에 대한 문제로 유동성 공급만으로 해결될 사항이 아니라는 지적은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아울러 물가상승세가 다소 꺾인 점도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는데 부담을 덜어줬다는 지적이다.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3%로 전달 5.3%에서 1%포인트 하락했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생산자물가지수도 전년동기대비 5.7% 상승하면서 전달 6.6%보다 둔화됐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김강민 외환선물 애널리스트는 “유로존과 미국 재정 및 경기에 대한 우려는 향후 지속적으로 대두될 것이며 인플레 기대심리는 경기둔화와 국제 원자재 가격의 하향 안정 영향으로 추가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은은 지난 2008년 리먼사태 직전에 높은 인플레 레벨에 크게 집중하며 금리인상을 단행했다가 낭패를 본 경험이 있고, 현 상황이 리먼사태 당시 보다 크게 양호하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한은의 금리인상 논의는 아직 시기상조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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