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들어서만 23% 폭락 '약세장 진입'..美·유럽 불안에 中도 둔화 조짐

-세계 구리가격이 주저앉고 있다
-2008년말과 비슷..산업 전체가 가라앉는 징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글로벌 경기 흐름을 잘 반영하는 구리 가격이 이번달 들어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구리 가격이 이번달 들어서만 20% 이상 폭락하며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했다. 이는 글로벌 경제가 폭넓은 고통을 겪을 것임을 암시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핵심 소재로 사용되면서 '닥터 쿠퍼(Dr. Copper)'로 불리는 구리 가격의 폭락은 글로벌 수요의 둔화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WSJ는 상품 트레이더들이 구리 가격 급락에 깜짝 놀라고 있으며 금융 시장에 다시 경고음이 울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구리 선물 12월물 가격은 13개월 최저치인 파운드당 3.2460달러에 마감됐다. 구리 선물 가격은 이달 들어서만 무려 23% 폭락했다. 통상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한 것으로 간주된다.


유로존 부채 위기가 심화되고 미국과 중국 경기가 둔화가 확인되면서 구리 가격은 폭락했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시장관계자들은 구리 가격 폭락이 최근 주식시장이 바닥을 찾아가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좋지 않은 신호라고 지적한다. 글로벌 경기를 정확히 반영하는 구리 가격 폭락은 주가 하락을 예고하는 훌륭한 선행지표이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에서 뚜렷하게 확인됐다.


뉴욕 증시는 2009년 3월에 바닥을 쳤지만 구리 가격은 이미 2008년 12월 말에 바닥에 도달한 바 있다. 구리 가격이 주식시장에 3개월 선행해 움직인 것이다.


MKM 파트너스의 케이티 스탁턴 수석 애널리스트는 "2008년 말에 구리 가격의 결정적인 바닥이 있었다"며 "당시 S&P500이 바닥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더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2009년 구리 가격은 다른 시장이 하락하기 전에 뚜렷한 약세를 보였다"면서 "현재 구리와 주식의 상관관계는 섬뜩할 정도로 당시와 비슷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시장 안정을 기대한다면 그에 앞서 구리 가격이 안정되는 것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MF글로벌의 아담 클로펜스타인 투자전략가는 "이번달 주식시장 하락보다 구리 가격 하락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현재 주가가 지나치게 들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시장관계자들은 구리의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세계 구리 소비의 40%를 차지한 중국의 경기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HSBC가 발표한 중국 제조업 지수는 9월까지 3개월 연속 기준점 50을 밑돌아 중국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최근 중국 거래소와 런던 거래소 간의 구리 선물 가격차는 지난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는 중국의 구리 수요가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국 세관당국은 올해 중국의 구리 수입량이 지난해에 비해 26% 줄었다고 밝혀 수요가 줄어들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달 말에 구리 가격 상승보다 하락에 베팅한 포지션이 더 많았다. 이는 2009년 9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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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에떼 제네랄의 데이비드 윌슨은 "글로벌 시장이 지난주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많은 펀드 매니저들이 남아있던 상승 베팅 물량을 청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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