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깡통 된 계좌에 나도 모르던 돈이?"
잠자는 증권계좌 깨워드립니다
6개월이상·10만원 이하 휴면계좌만 518억원.. 조회시스템 확대 나서
[아시아경제 박종서 기자] #회사원 김 모(35) 씨는 5년전 지인으로부터 내밀한(?) 정보를 듣고 주식투자를 결심한다. 그러나 어설프게 시작한 김 씨가 냉혹한 시장에서 살아남기는 역시나 힘들었다. 월급을 모아 투자한 1000만원을 거의 다 날려버렸다.
"역시 난 주식은 안돼"라며 그는 시장을 떠났다. 까맣게 잊고 지내던 중 그는 당시 거래했던 증권사로부터 최근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증권계좌에 50만원가량의 잔고가 있다"는 것이다.
주인의 기억에서 사라졌던 휴면계좌를 찾아주는 캠페인이 증권가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휴면계좌에서 6개월이상 잠자고 있는 돈은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10만원이하 소액으로만 518억원에 이른다. 지난 2006년 609만개이던 휴면계좌 수도 896만개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은행이나 보험의 휴면계좌는 5년동안 거래가 없을 경우 저소득층 복지사업 지원에 사용되지만 증권계좌는 소멸시효가 없어서 언제든지 돈을 찾을 수 있다. 금융당국의 독려에 따라 현재 10여곳의 증권사가 휴면계좌 조회 시스템을 갖춰 인터넷으로 간단히 잔고를 확인할 수 있다.
증권사들의 휴면계좌 찾아주기는 고객을 배려하는 서비스인 동시에 마케팅 전략이기도하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휴면계좌 주인은 주식시장에서의 잠재고객으로 분류된다"며 "휴면계좌를 주인의 손에 쥐어주고 영업도 활발히 진행하려고 수시로 연락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지금까지 모두 세 번의 휴면계좌 찾아주기 캠페인을 펼쳐 14억원 상당의 예탁재산 주인을 찾았다"며 "앞으로는 1회성에 그치지 않고 상시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권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과 같은 통합조회 시스템은 기대와 달리 올해안에 구축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이 계좌주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통합 시스템에 정보를 제공할 경우 금융실명제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합조회 시스템이 법에 저촉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찾거나 각 증권사로 링크되는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방법 등을 고심하고 있다"며 "법에 예외규정을 두는 방법 등 어떻게 그 부분을 맞출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식배당이나 무상증자로 받았다가 잊고 찾아가지 않은 미수령 주식은 한국예탁결제원 홈페이지의 주식찾기 코너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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