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에 너그러운 삼성 왜?
-나이스 오류 문제 착오로 판단..삼성테크윈 대비 관대한 잣대
-"실수는 용서해도 사욕은 용납못해" 조직문화와 일맥상통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삼성그룹이 삼성SDS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이하 나이스) 오류 문제를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착오로 판단, 부정부패로 사실상 사장까지 경질한 삼성테크윈 사태와는 달리 관대한 잣대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부친인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을 재확인 한것으로 해석된다. 이 선대회장은 “일을 잘하려다 실수하는 것은 용서할 수 있어도 사욕을 위해 부정을 저지르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고 항상 강조했다.
26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관계자는 “(삼성SDS의 나이스 건은) 업무상 착오로 발생한 사건으로 현재 그룹 차원에서 임원진 징계와 감사 등을 포함한 그 어떤 논의도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나이스 오류 건은 이미 조치했고 이에 따른 후속조치 등은 전적으로 삼성SDS가 전담해야 할 부분”이라며 그룹 차원에서의 개입 여부를 부정했다.
그룹 감사 과정 중 내부적 비리가 발견돼 '대표 사의 표명'이라는 파국을 맞이 한 삼성테크윈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는 입장도 확실히 했다. 그룹 관계자는 “삼성테크윈 사태는 도덕적 흠결로 빚어진 일로 이번 삼성SDS 건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며 “향후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업무상 착오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삼성 내부에 뿌리 박힌 조직문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삼성 그룹 내부에는 그동안 '성과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성과중심의 문화가 뿌리 깊게 박혀 있지만 성과를 내려다 실수를 하는 경우에는 비교적 관대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삼성SDS는 업무상 실수를 인정, 재발 방지를 약속한 가운데 관련 부서 임직원에 대한 징계는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SDS 고위 관계자는 “도덕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여지를 두지 않고 엄단하지만 사업을 추진하다가 겪을 수 있는 실수는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 유연성을 발휘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NEIS 개발에 참여했던 개발자와 부서 임직원에 대한 징계는 문제를 해결한 후 논의할 사항이다”며 신중한 선택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실제로 삼성SDS는 사태 해결 차원에서 전날 기업블로그 및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NEIS 시스템 오류에 대해 사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삼성SDS는 “방대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일부 프로그램의 오류가 발생했지만 이미 수정했다”며 “시스템 전반에 걸쳐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점검해 안정된 시스템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학부모, 학생, 교사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한편 나이스 구축 사업에 유큐브와 공동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 삼성SDS는 학교별 성적과 석차를 가리는 프로그램 개발을 맡았으며 동점자 처리 과정에서 소수점 이하 16개 자릿수 가운데 평가 결과와 상관없이 '1'이라는 엉뚱한 수치(쓰레기값)가 삽입되는 오류를 바로 잡아주는 작업 과정을 빠트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나이스 운영을 담당하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으로부터 관련 오류를 보고받은 삼성SDS는 오류를 바로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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