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의 원인은 남자 때문이다?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불임의 원인이 남성 정자의 유전자 결함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20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UC데이비스 대학 연구진은 미국과학진흥협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사이언스 병진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실린 논문을 통해 “남성 정자에 여성의 면역체계를 회피하는 기능을 하는 DEFB126이란 단백질 성분이 결여된 경우 불임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DEFB126이 결여된 정자는 외형적으로 관찰하면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여성 자궁경관의 점액질 내에서 활동성이 떨어지며 문제의 단백질을 정자에 덧붙이면 다시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미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가임 연령대의 여성 중 10%가 불임을 겪고 있으며 이중 3분의1은 남성 불임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의 주 집필자인 게리 셰어 UC데이비스대학 교수는 “지금까지 불임 남성의 70%의 경우 정자의 수나 질에서 정상적이었기에 불임의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연구로 남성불임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면 환자들은 비용이 많이 드는 검사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초기 치료단계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논문에 의하면 전세계 남성의 50%가 DEFB126이 결여된 변이 유전자를 한 쌍 보유하고 있지만 정상적인 정자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또다른 25%는 변이 유전자를 두 쌍 보유하고 있으며 이 경우 활동성이 떨어지는 정자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
연구진은 중국에서 500쌍의 부부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남성이 변이 유전자를 두 쌍 가진 경우 아예 없거나 한 쌍만 가진 남성에 비해 임신 성공률이 30% 낮았다고 설명했다.
이 결함이 있다고 해서 남성이 건강한 정자를 생산할 능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셰어 교수는 “변이 유전자를 두 쌍 보유한 남성도 정자가 건강할 경우 정상적으로 임신할 수 있지만 정자의 수가 적거나 운동성이 떨어지는 등의 경우라면 유전자 결함은 상당한 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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