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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페이스]폴 월쉬 디아지오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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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향후 4년 안에 디아지오의 매출 절반이 이머징 국가에서 나오게끔 하겠다."

영국 주류업체 디아지오의 폴 월쉬(사진·56세)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아프리카, 남미 같은 이머징 국가들에 거는 기대는 크다. 월쉬 CEO는 뉴욕타임스(NYT) 13일자를 통해 "이머징 국가들의 주류시장 규모가 상당히 커졌다"며 "그리스 같은 유럽 시장에서는 직원이 별로 필요가 없지만 아시아와 남미에서는 많은 직원이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월쉬 CEO는 "향후 4년 안에 매출 절반을 이머징 국가에서 달성하기 위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타깃으로 했던 투자 방향을 빠르게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이머징 국가로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월쉬 CEO는 이머징 국가로 영역 확장을 나서는데 현지 주류업체 기업 인수·합병(M&A)을 적극 활용하려 한다. 2년 동안 중국 전통주인 바이주(白酒) 대표 브랜드 수정방 인수를 꾸준히 추진한 결과 지난달 중국 정부로부터 지분을 인수해도 좋다는 승인을 얻어냈다.

디아지오는 올해 1월 베트남 주류업체 하리코 지분 24%를 5300만달러에 인수했고, 2월에는 터키 전통주 라키 제조업체 메이 이츠키 지분을 21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6월에는 과테말라 럼 제조업체 자카파 지분 절반을 1억달러에 인수했으며 최근에는 데낄라를 만드는 멕시코 주류업체 호세 쿠엘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자국 기업 보호가 강한 이머징 국가에서 대표 주류업체를 인수하기가 쉽기 때문에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월쉬 CEO의 이머징 국가 투자 계획이 실패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월쉬 CEO가 가지고 있는 이머징 국가에서의 성공 확신을 꺾기에는 역부족이다.

월쉬 CEO는 지난해 디아지오의 이머징 국가 주류 매출 증가세를 확인하고 이머징 국가에 승부수를 띄울만 하다는 확신을 가졌다. 디아지오가 지난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마케팅비 지출액을 2.7% 늘리는데 그쳤지만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15%나 늘린 것이 효과를 본 것이다.

디아지오의 주류 매출은 지난해 이머징 국가에서 32%나 늘었다. 이머징 국가에서의 매출 증가가 미국과 유럽 시장의 부진을 만회하면서 디아지오의 지난해 전체 순익은 1.5% 늘어난 16억3000만파운드(약 26억달러)를 기록했다.

월쉬 CEO의 이머징 국가 관심은 그의 여행 스케줄에서도 변화를 줄 전망이다. 월쉬 CEO는 "영국 주변국으로 짧은 일정의 해외 스케줄을 짜는 대신 싱가포르와 멕시코, 그리고 빠르게 성장하는 이머징 국가 지역에서 한 달간 머무를 예정"이라며 "이머징 국가에서 예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디아지오는 1997년 기네스와 그랜드멧이 합병해 설립된 후 2004년부터 영국 밖 해외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디아지오는 스카치위스키 조니워커 외에도 보드카 스미르노프와 시락 등 다양한 브랜드를 가진 세계 최대 주류업체로 성장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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