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 시대 막 내리나
美 주택소유율 13년래 최저...금융위기 이후 주택구입 보다 임대 활성화
[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미국에서 내 집을 마련한다는 것은 '아메리칸 드림'의 출발점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소유율이 13년래 최저수준을 기록하는 등 주택마련에 대한 미국인들의 사고방식이 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31일 보도했다.
미국의 올 1분기 자가 주택 소유율은 66.4%로 지난 1998년 말 이후 최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주택시장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인 2004년에는 무분별한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로 주택 소유율이 69.2%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주택소유율이 1980년대 이전 수준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택소유'는 부(富)를 축적 시키는 지름길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 주택가격이 2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크게 하락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미국의 주요 20개 도시의 주택 가격은 7개월 연속 떨어졌다.
지난달 미결주택매매지수가 급락한 것도 미국주택시장이 여전히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지난 27일 발표한 4월 미경주택매매지수는 전월대비 12% 급락했다. 전문가들도 예상치 못했던 상황으로 주택압류가 계속돼 향후 주택가격이 더욱 하락할 것이란 우려에 소비자들이 주택매입을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9%에 달하는 실업률과 엄격해진 대출요구조건 역시 주택구입을 포기하게 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 포털 사이트 트룰리아닷컴(Trulia.com)과 미국 경매 전문 업체 리얼티트랙이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주택시장이 2014년 이후에나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는 지난해 11월 30%에서 지난달에는 54%로 크게 늘었다.
피트 플린트 트룰리아닷컴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주택소유율은 1960년대 이전 수준인 63%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해 경기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소유에 대한 미국인들의 시선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폭락한 주택가격보다 비싼 모기지와 저렴해진 임대료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 대안으로 임대시장을 찾는 미국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중부와 남동부 주에서 1만3000가구의 아파트를 임대하고 있는 어소시에이트 이스테이트 리어틸 코퍼레이션(AERC)에 따르면 임대인 중 내 집 마련을 위한 이주가 주택버블시기에는 25%에 달했지만 지난해는 13.7%로 떨어졌으며 지난해 회복세를 보이다 올 들어서 다시 14%대로 추락했다.
건축업계에서도 향후 주택 임대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 1~5월 주상복합건물 건설은 전년동기 대비 21% 증가한 반면 단독주택 건설은 22% 감소했다. 단독주택 판매도 1963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인들의 주택소유에 대한 오래된 열망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 주장한다.
주택건설업체 톨 브라더스의 더글라서 이얼리 주니어 대표는 "주택시장에 대한 공포로 현재 임대에 만족하고 있다"면서도 다수의 사람들이 학군 좋은 교외에 큰 집을 짓고 살고자 하는 꿈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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