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이 뉴스가 사실일까? 얼마 전 신문을 보다가 눈을 의심했다. 프랑스에서 열린 한국 가수들의 콘서트 표가 10분 만에 매진되었다는 것. 더군다나 이 공연은 예정에 없던 것이었는데 원래 계획된 공연이 15분 만에 매진되자 팬들의 가두시위(?)로 인해 추가로 급조된 것이란다. 프랑스가 어떤 나라인가. 예술과 문화적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있는 나라가 아닌가. 고급스럽지 않다(!)고 영어조차 무시하는 그들이 동양의 작은 나라 가수들의 공연을 보겠다고 난리인 것이 도통 믿어지지가 않는다.


문화는 흔히 대중적인 것에서 순수예술적인 것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미국 문화가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도 음악, 영화 등이 먼저 들어오고 난 다음에 철학이나 고전 등이 들어오지 않았던가. 한류, K-Pop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대중문화가 아시아권에서 큰 인기를 끄는 것은 새삼스럽지도 않은 일. 이제 문화의 종주국이라 자칭하는 유럽에까지 퍼졌으니 그만큼 한국의 대중문화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다.

사실 그동안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라는 이름 아래 주로 우리의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것에 그쳤던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서구의 음계와 스타일을 따온 대중가요도 얼마든지 수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이번 프랑스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놀라운 뉴스 하나 더. 얼마 전 미국에서 신경숙 작가의 소설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정말 뿌듯한 일이다. 사람들이 타국의 음악을 흥얼거리고 미술작품을 보고 소설을 읽게 되면 그 나라에 대한 호감도는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문화적으로,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이것이 바로 소프트파워다. 돈이나 무기보다 소프트파워가 훨씬 강력하고 지속력도 강하다. 그래서 중세시대처럼 총칼을 앞세울 수 없는 요즘 많은 나라가 문화를 앞세우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수출 형태를 되짚어 보자. 처음에는 주로 인력 파견이었다. 독일 간호사 파견, 중동 건설인력 파견이 대표적인 것. 이후에는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등의 수출이 주를 이루었다. 그리고 지금은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문화 수출이 한 획을 긋고 있다. 그러면 그 다음은 무엇이 될까. 지식과 정보의 차례다.


얼마 전 필자가 일하는 곳에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열었다. 동남아시아 같은 개발도상국 인력 대상이 아니었다.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 온 외국인이 대다수였다.


가르친 내용도 '한국의 전통문화'가 아니라 코칭스킬과 협상력, 가치관 경영처럼 요즘 기업현장에서 가장 '핫(hot)'한 주제들이었다. 우리 연구진이 연구한 내용으로 우리 교수가 강단에 선 것은 물론이다. 바야흐로 우리의 지식과 정보를 서구인에게 가르치는 시대로 발을 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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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공부한 사람들에 의해 미국에서 연구된 내용을 일방적으로 들여오기만 하던 우리가 아닌가. '하버드에서 연구한 결과다' '맥킨지에서 그렇게 말했다'라는 인용구 하나만 있어도 신뢰도가 크게 높아지는 것이 우리 지식사회의 현실이었다. 서구사회에 TV나 자동차처럼 하드웨어는 수출할 수 있어도 교육이나 컨설팅 같은 소프트웨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그동안의 정설이었다. 사실 얼마 전까지 엄두도 못 냈다는 말이 맞다.


이제 첫걸음이다. 이미 우리의 문화, 철학, 제도, 지식은 세계 어느 나라에 내놓아도 견줄 만한 수준으로 올라서 있으니 성큼성큼 걸어나가기만 하면 된다. 하드웨어 수출을 넘어서 소프트웨어를 수출하는 나라로 우뚝 서야 한다. 그래야만 한류도 흐르는 강물처럼 세계 곳곳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다.


조미나 IGM(세계경영연구원)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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