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다 인수 계획, 日제약업계 M&A 부추길까?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일본 제약업체 다케다약품공업(이하 다케다)이 스위스 제약업체 나이코메드를 최대 1조엔(14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는 계획이 일본 제약업체들의 해외 인수합병(M&A) 거래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다만 금융업 종사자들과 전문가들은 일본 제약업체들의 대규모 인수 거래로 주가가 급락하는 등 악영향을 미친 탓에 대규모 거래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지난 몇 년 동안 일본 제약업체들은 일본 산업계의 통합 추세에 따라 해외 인수 활동을 해왔다.
매출액 기준 일본 4위 제약업체 에자이는 2008년 1월에 미국의 암 치료제 전문업체 MGI파마를 39억 달러에 인수했고, 다케다는 미국 생명공학업체 밀레니엄을 88억 달러에 사들였다. 같은해 다이이치 산교는 인도의 제네릭업체 란박시를 46억 달러에 인수했다.
그러나 일본 제약업체들의 주가는 대규모 인수 거래 후 급락했다.
다케다의 주가는 2008년 4월 밀레니엄을 53%의 프리미엄을 얻은 가격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이후 32% 하락했다. 다이이치 산교는 2008년 6월 란박시를 30% 프리미엄을 얻은 가격에 인수한 이후 주가가 45% 급락했다.
씨티그룹의 야마구치 히데마루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높은 인수가에 의문을 품으면서 일본 제약업체들의 주가는 M&A 발표 이후 폭락했다”면서 “투자자들이 인수에 따른 효과를 느끼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다케다의 오구리 미츠오 대변인은 “밀레니엄 인수에 따른 눈에 보이는 매출 증대 효과가 머지 않아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수를 통해 전문가들과 암 치료제에 대한 노하우를 즉각 획득할 수 있었다”며 “인수가에 비례하는 것들을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케다의 매출은 2010년 회계연도에 3.2% 감소했으나, 2011년 회계연도에는 2.2% 증가할 전망이다.
다이이치 산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란박시의 제품을 수입금지 처분을 내리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FDA는 란박시의 2개 공장에서 생산된 약품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란박시가 다이이치의 실적에 불필요한 변동성을 더했다"면서 "란박시의 실적은 미 FDA가 오는 11월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피토의 제네릭 제품 판매를 허가하느냐 여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다케다의 인수 계획으로 일본 제약업체에 추가 통합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M&A 전문가들은 달러 대비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해외 인수 움직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해외 인수 목표는 대부분 중소 규모 생명공학 벤처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일부 시장관찰자들은 제약업체들의 실적이 약화되기 전까지는 인수 움직임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다 기요시 MU인베스트먼츠 수석 펀드매니저는 “대부분의 인수 거래가 이미 완료됐으며, 대형 업체들이 독자적인 길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인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다 펀드매니저는 “규모를 추구하는 것이 제약업체에 해답은 아니다”라면서 “개발 부문에 대한 지출 규모와 능력이 신약의 수익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수익이 극도로 악화된다면 업계 재편성이 일어나겠지만, 현 상황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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