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 은값 폭등으로 기업들 악소리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 은값 폭등으로 은을 원재료로 쓰는 업체들이 쏟아내는 하소연이다. 오로지 덕을 보는 곳은 고철과 장식물 등에서 은을 뽑아내는 은 제련소 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은, 1년 4개월 사이 약 1.3배 올라=28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은 5월 물은 1 트로이 온스에 47.5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 거래일에 비해 1.562달러,3.4% 오른 것으로 사상 최고치였던 1980년의 48.70달러에 근접했다.
물론 1980년 당시 가격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현재 가격으로 계산하면 139.88달러에 해당해 아직도 은값이 더 올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은값은 지난 해 84%나 오른데 이어 올들어서 또 54%나 올랐다. 반면, 금은 올들어 7.7%가 올라 1530.80달러를 기록했다.
은값 폭등은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 하락에 대한 헤지를 위해 투자자들이 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늘린 탓이 크다.
◆기업들 비용부담 증가에 죽을맛=은을 재료로 쓰는 기업들은 원가 부담을 조금이나 덜어보려고 제품가격을 인상하거나, 계약을 물가와 연동하고, 헤징을 하면서 다각도로 대응하고 있으나 가격상승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세계 은 공급량의 75%는 필름과 장신구, 거울, 축전지,태양광 패널 등에 쓰이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는 대체 금속 사용과 헤징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가격 상승이 주는 ‘고통’을 줄이지는 못하고 있다.
필름 제조사인 이스트먼 코닥이 1분기 2억4600만 달러의 순 손실을 기록한 것도 은값 상승 때문이다.
은값이 1온스에 1달러가 오를 때마다 D이 회사의 순익은 1000만 달러에서 1500만 달러가 줄어든다고 WSJ는 지적했다.
필름 제조회사인 이스트먼 코닥의 안토니오 페레스 최고경영자(CEO)는 28일 컨퍼런스콜에서 “3월에 영화용 필름값을 올렸지만 앞으로 더 올려야 할 것 같다”면서 “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 대체물 채택 기업도 늘어나=플라즈마TV나 다른 전자제품용 실버 페이스트(silver paste.은혼합도료)를 생산하는 듀퐁사는 가격을 고객사에게 전가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은 대체물을 찾고 있다.
또 태양광 패널을 만드는 선테크파워 홀딩스는 은 대신 구리를 사용하는 패널 생산을 늘리고 있다. 은을 전지 표면에 얇게 코팅하면 전기를 잘 전달하는데 전지 표면에 구리 피막을 입히는 것으로 바꾼 것이다.
중국 기업이 지난 해 구리코팅을 사용한 태양전지 ‘플루토셀’을 만들었지만, 선테크가 생산하는 태양열 전지의 90%는 은을 사용한다.
로리 맥퍼슨 선테크 IR이사는 “공급사슬에서 비용을 줄이려고 하고 있지만 가격상승의 일부를 흡수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장신구 업체들도 울상=60개국에서 영업하고 있는 덴마크의 장신구 업체인 판도라SA는 40%인 올해 매출액 이익률 목표를 지키기 위해 1분기 초 가격을 인상했다.
그런데도 은값이 계속 올라 걱정이다. 이 때문에 3분기에 다시 가격인상을 검토중이다.
온라인 장신구 소매상인 ‘뷰티풀 실버 쥬얼리’는 요즘 스테인레스나 로듐으로 만든 제품을 더 많이 팔고 있다. 회사측은 “은값이 이렇게까지 많이 뛸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오직 제련소만 활황=은식기류와 낡은 장신구, 은이 들어있는 산업용 제품을 녹여 은을 추출하는 제련소들은 요즘 매우 바쁘다. 미국 댈러스에 은 제련소를 운영하는 딜런 게이지 메탈스(Dillon Gage Metals)의 테리 핸런 사장은 “우리 뿐 아니라 제련소들은 은 스크랩 일감이 넘쳐난다”고 전했다.
딜런이 사들인 중고은은 지난 6개월 사이 무려 70%나 증가했다. 이 회사는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용광로를 두 개 구입했다.
영국 런던의 금속 컨설팅업체인 GFMS는 신흥시장과 첨단기술분야 수요 때문에 공업용 은 수요는 2015년까지 연평균 6.5%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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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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